메뉴
brunch
매거진
내 이름은 민현아
선데이서울을 가르치냐? ep-20
by
옥상 소설가
Sep 25. 2020
“ 아저씨, 우리 오빠 시험지 보여줄게요. ”
오빠 방을 계속 뒤지다 겨우 찾은 시험지를 아저씨에게 가져다주었다.
“ 응, 그러네, 역시 다들 비슷해.
이 정도면 공부 잘하는 학생이야, 국어랑 영어만 보충하면 되겠어.
수학도 조금 더 하면 좋고
과외 선생님이랑은 뭘 공부하는데? “
“ 영어랑 수학 같던데..... 저도 잘은 몰라요. 오빠한테 직접 물어보면 될 거예요. ”
“ 엄마가 조금 있다 분명히 아저씨 방에 올 거예요. ‘
큰오빠 과외 얘기를 하면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하세요.
덥석 하겠다고 하면 안 돼요. 내가 신호를 보내면 그때 하겠다고 하세요. 알았죠? “
“ 그래, 알았다. ” 아저씨는 계속 나를 쳐다보며 웃으신다.
“ 엄마, 오늘은 뭐 배웠어? 이제 양식은 다 배운 거 아니야? 힘들었지? ”
어깨를 주무르며 엄마 눈치를 본다.
“ 아참. 엄마, 아저씨가 나 산수 가르쳐줬는데
신기하게 가르쳐 주시네. 큰언니가 가르쳐줬던 거랑은 다른 방법으로 가르쳐 주시는데 배우고 나니까
다른 문제도 쉽게 풀려. 아저씨는 선생님이 되는 게 좋을 것 같아. “
“ 어? 어떻게 다른데? ”
“ 큰언니가 가르쳐 줄 때는 모르는 문제만 풀고, 다른 문제를 풀 때는 다시 어려웠는데
아저씨가 한 번 가르쳐주면 다른 문제도 쉽게 풀려. 알고 나면 같은 문제래.
내가 기본 개념을 몰라서 그런 거래. 기초가 탄탄하면 다 풀 수 있다는데.
큰 오빠 선생님보다 더 나은 것 같아. "
" 엄마, 지금 오빠 과외 선생님은 이상해.
그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오빠한테
여자 얘기며 연애 얘기, 이상한 얘기를 하더라고?..... 왜 그러나 모르겠어. “
“ 어? 그 선생님이? 그런 얘기를 오빠한테 했어? ”
“ 엄마가 없을 때만 그래.
엄마, 오빠한테 내가 선생님 일러바친 얘기 하면 안 돼. “
“ 알았으니까 빨리 자세히 말해봐. ”
“ 저번에 내가 둘이서 공부하는 방에서 나는 소리를 몰래 들어 본 적도 있고
문틈으로 보니까 어떤 여자가 수영복인가? 다 찢어진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을 둘이서 보고 있던데.
썬 데인가? 뭔가? 끝에 서울로 끝났어. “
“ 뭐? 선데이 서울? 그걸 둘이서 보고 있었다고? ”
“ 응, 그러면서 플레이 걸인지 보인 지? 거기 나오는 여자들이 선데이서울 여자들보다 더 크고 생생하다고
다음 시간에는 그걸 가지고 온다고 하던데.,.....
엄마, 뭐가 큰 거야? 근데 그게 그렇게 나쁜 잡지야?
“ 넌 몰라도 돼? 그리고? 또? ”
“ 엄마한테 절대 말하면 안 된다고 조용히 둘이서만 비밀로 하자고 하던데.
그날부터 좀 오빠가 이상했어. 멍하니 얼빠진 사람처럼 자꾸 여자들만 쳐다보고
방으로 가서 뭘 보는지..... 나오지도 않고 내가 들어가면 뭘 자꾸 숨겨.
오빠가 좀 이상하지? 엄마. 뭔가 좀 수상해? 그렇지? “
“ 아휴~~~ 내가 이 쌍놈의 새끼를........
힘들게 아빠가 사우디 사막에서 번 돈으로 과외를 시키는데 이 개놈의 새끼가 정신을 못 차리네.
그래서 기말고사 성적이 떨어졌구먼. 이제 곧 가을이고, 겨울 지나면 고 3이 되는데......
아휴 이 정신 나간 놈의 새끼를 그냥.......
안 되겠네. 이 과외선생도 당장 잘라 버려야지.
고등학생을 두고 방학 동안 시골 자기 집에 내려가지를 않나?
어린애한테 보여줄게 따로 있지.
선데이 서울에다가 플레이보이까지...... 아이고, 내가 돈을 허투루 썼네. “
엄마 입에서 쌍욕이 나왔다는 건 극도로 흥분했다는 소리다.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한 엄마가 오빠 방을 들어가 잡지를 찾기 시작했다.
옷장 안 개켜놓은 이불 사이에서 내가 미리 숨겨둔 잡지를 꺼낸다.
“ 엄마, 이거 맞아? 나만 들어가면 오빠가 이거 숨기던데....... ”
“ 어휴~ 맞네, 맞아. 내가 아주 저녁에 들어오기만 해 봐. 다리몽둥이를 ”
“ 엄마, 큰 오빠 너무 혼내지 마.
오빠보다 선생님이 자꾸 오빠한테 바람을 넣는 것 같았어.
우리 오빠가 여자한테 관심이 많고, 그런 이상한 잡지를 볼 사람은 아니잖아?
그 선생님이 나쁜 거야. “
“ 그렇지, 맞지, 우리 중아가 그럴 리가 없지.
고 선생님이 자꾸 우리 장남한테 바람을 넣은 거구만.
내 이놈의 선생을 당장 잘라야지.
이제 그만 우리 중아 가르치라고,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해야겠다.
가만, 근데 당장 과외 선생을 구해야 할 텐데........ “
“ 엄마 무슨 걱정이야? 문간방에 좋은 선생님이 계시는 데.
아저씨는 장학금 받으면서 공부도 잘하고, 시골 동생들 가르치려고 과외까지 하는 데
그렇게 좋은 선생님을 찾을 수 있을까? 오빠한테 본도 보이고. “
“ 맞다. 맞아. 내가 눈 앞에 두고도 못 봤네. 그래, 당장 말해봐야겠다. ”
엄마는 골똘히 생각하다
문간방으로, 마루로, 마당으로, 결국 문간방으로 갔다.
“ 총각, 잠깐 시간 되나? ”
“ 네, 말씀하세요. ” 아저씨가 발을 거두고 얼굴을 내민다.
“ 시간이 되면 우리 중아, 우리 큰아들 공부 좀 봐줄 수 있을까? ”
“ 아...... 네....... ” 아저씨가 나를 쳐다본다.
“ 내가 과외비는 충분히 줄게.
과외하러 왔다 갔다 하는 시간도 안 들고 차비도 안 들고 훨씬 좋지 않아? “
“ 네, 그렇기는 하죠. ”
“ 음...... 과외비로 월세는 안 받기로 하고 내가 삼 만원 더 얹어줄게. ”
“ 네?...... 그렇게나........ ” 아저씨가 나를 쳐다보자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 네, 좀 생각을 해볼게요. 한번 시작하면 계속해야 하니까....... ”
“ 음, 금액이 적나? 그럼...... 좋아, 그럼 내가 오 만원 더 얻어 줄게. ”
“ 네? ”
아저씨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나를 쳐다본다. 이제 내가 나설 차례이다.
“ 엄마, 그러지 말고 아저씨 우리랑 같이 밥 먹으면 안 돼?
전에 공무원 시험 보러 올라온 아저씨들처럼 아저씨한테 하숙을 하지?
아침, 저녁 같이 먹고, 빨래도 세탁기에 같이 돌리고
아저씨가 중아 오빠만 집중해서 가르칠 수 있게.
아저씨가 오빠 방에서 같이 생활하지 않더라도 한 집에 있으니까
수시로 물어볼 수도 있고 더 좋을 것 같은데. “
“ 음...... 좋아, 그래 그러자.
총각이 내년에 우리 아들 대학입시까지 책임져주면 내가 뭔들 못 해주겠어.
하숙생처럼 내가 밥이며 설거지 빨래 다해주고
총각 방 청소만 직접 해. 방세는 내지 말고, 매달 5만 원씩 줄게.
이 정도면 정말 파격적인 조건이야.
한 달에 하숙비가 얼만데?...... 거기다 독방에 매달 5만 원씩 “
나는 만족스러움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 네 좋아요. 대신...... 제가 현아 큰 언니도 좀 가르쳐도 될까요? “
‘ 엥? 갑자기 우리 큰 언니를? 왜? ’
“ 어? 우리 영아를? ”
“ 현아한테 얘기는 들었는데
동생도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어요.
서울 여상이 목표라고 하던데. 거기 입학해도 워낙에 우수한 학생이 많아서 미리 공부를 해두면
나중에 취업을 하기도 좋을 거예요.
지금 제가 회계사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부기 자격증을 따는 데도 도움이 될 거예요.
아드님이랑 따님을 제가 가르칠게요.
그래야 공평한 것 같아요. 하숙비도 안 받으시는데 교육비만 많이 주시면 제가 왠지 미안해서요.
괜찮으세요? “
“ 총각이 그래 주면 야, 나는 좋지.
아휴~~ 그렇게 까지 생각해주다니 고맙네, 고마워. “
“ 아주머니, 그런데....... 현아 큰 언니 이름이 영아라고 했죠? ”
“ 어? 그런데 왜? ”
“ 공부를 아주 잘한다고 하던데.
대학을 보내시는 게 어떠세요? 물론 여상도 좋기는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친구라면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고 국립대학교는 등록금이 저렴해서 큰돈이 들지 않아요.
본인이 원한다면 공부를 계속하게 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
“ 그렇지....... 내가 딸들 생각하면 속이 너무 상하네.
현아 아빠가 지금 사우디에서 일하고 있는 건 알지? “
“ 네 ”
“ 현아 아빠는 8남매 중 맏아들이야. 게다가 홀어머니
총각, 홀어머니의 가난한 집 장남이 무슨 뜻 일 것 같아?
그건 똥구멍이 빠지게 가난하다는 뜻이야.
나는 현아 아빠랑 6개월도 같이 살아본 적이 없어.
지방에 공사현장으로 수개월씩 돌아다니며 살았어.
얼마 전에는 월남에도 다녀왔다 몇 개월 쉬고 다시 사우디로 갔어.
그렇게 힘들게 벌어서 집으로 보내면 시어머니가 반을 가져가. 귀신같이 월급날을 알고 찾아오셔.
시어머니는 직업도 없고, 생활력도 없어.
현아 아빠가 아버지 대신이었으니까.
어린 동생들을 먹이고 가르치고, 이제야 다들 시집 장가 다 보냈어.
시어머니가 지금 사는 집도 우리가 장만한 거고,
그래도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다들 장남이 먹여 살리는 건 당연한 줄 알아. 시어머니도 동생들도
이 집 장만하느라 얻은 은행 빛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월급의 반은 여전히 어머니가 가져가.
이제 그만 드려도 될 것 같은데.
아직도 월급날이면 빚쟁이처럼 돈 받으러 우리 집엘 오셔.
이 형편에 딸 셋을 줄줄이 어떻게 대학에 보내?
나는 우리 딸들이 은행이나 금융 회사에 들어가서
순하고 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으면 좋겠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직업 말고.
아무래도 직장이 좋으면 많이 배운 사람에 성격도 착하고 순하지 않을까?
거칠게 산 사람일수록 성격도 거칠어. 물론 생활력이야 강하겠지만
우리 딸들이 고생 안 하고 산 남자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순하고 착하고 공부만 했던 샌님이라도 그런 남자랑 결혼했으면 좋겠어.
배울 만큼 배우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남자 말이야.
게다가 현아 아빠는 보수적이라
여자는 대학까지 나오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돈 잘 버는 남자 만나
일찍 시집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 나는 현아 아빠 꺾을 힘이 없어. “
“ 네 그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더 이상 말하지 않았지만 큰언니에 대한 엄마와 아저씨의 안타까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기우이다.
방법은 찾으면 나오게 마련이다.
우리 언니는 약한 사람이 아니다. 그걸 모두들 모르고 있다.
큰언니는 반드시 길을 찾을 것이므로 나는 언니가 안타깝지 않다.
다만 다가올 가을과 겨울이 걱정이었다.
매번 뜨거운 물을 데울 수도 없는 일이고
수돗가에서 아저씨가 얼음장같이 찬 물에 설거지며 빨래를 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 됐다. 이제 됐다.
아저씨가 우리 집 하숙생으로 살면 아저씨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지 않아 좋고
큰언니 공부를 가르쳐주면 언니는 대학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
“ 다녀왔습니다. ”
“ 그래, 얼른 손 씻고 밥 먹을 준비해라. ” 큰오빠를 쳐다보는 엄마의 눈이 매섭다.
“ 현아야, 무슨 일 있었어? 엄마 왜 저러냐? ” 오빠가 엄마 눈치를 살 살보며 조용히 묻는다.
“ 글쎄...... 나는 잘 모르겠는데. 센터에서 아줌마랑 싸웠나? ”
“ 너 지금 과외하고 있는 그 선생하고 이제 그만 공부해? ”
“ 에? 갑자기 왜요? ”
“ 그만 하라고 하면 그만 해. 별로 좋은 선생은 아닌 거 같더라.
그만큼 공부를 가르쳤으면 성적도 올라야 하는데...... 계속 제자리잖아.
다음 주부터 문간방 형한테 과외받아. 총각한테 수시로 물어보러 방으로 와도 된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알고 열심히 해. 너는 우리 집 장남이야. 장남. 정신 차리고 “
“ 그래도 선생님 얼굴 보면서 얘기라도 하고, 마지막 인사라도 해야지. ”
“ 내가 알아서 전화할 테니까, 너는 공부나 해. ”
“ 에휴...... 알았어요. ”
대문이 열리고 큰 언니가 들어온다.
“ 다녀왔습니다. ”
“ 그래, 얼른 손 씻어라. 밥 먹자. ”
“ 민아는요? ”
“ 민아는 오늘 늦는데 우리끼리 먹자. ”
“ 네~ ”
저녁상이 마루로 들어온다.
“ 총각~~~ 이리 건너와. 오늘부터 같이 먹자. ”
“ 아, 네....... ”
“ 너희들 인사해. 이제부터 너희들 선생님이야? ”
“ 나는 왜? ”
“ 영아, 너는 선생님이 부기랑 회계 알려 주실 거야.
내년에 입학해서 공부하려면 미리 공부해놓고 들어가는 게 좋아.
지금 이 총각도 회계사 공부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배워 놔. “
“ 아, 네...... 잘 부탁드려요. ”
“ 그래, 나도 잘 부탁한다. 열심히 해보자. ”
“ 총각, 밥 먹고 나서 세탁기 돌릴 거니까 세탁물 가져와서 넣고, 속옷도 괜찮으니까 다 넣어.
전에 학생들도 다 넣었어.
영아는 밥 먹고 나서 세탁기 다 돌아가면 옥상에 널어라. “
“ 네, 알았어요. ”
“ 중아. 너는 얼른 밥 먹고 공부해. 쓸데없는 데 힘 빼지 말고. “
“ 무슨? 내가 어디다 힘을 빼? ”
“ 그냥 하는 소리야. 열심히 하기나 해. ”
“ 알았어요. ”
습도가 높긴 하지만 빨래는 저녁에 널어도 다음 날 낮이면 바싹 마르곤 했다.
언니를 도와 옥상에서 빨래를 넌다.
탈탈탈 털어 빨랫줄에 널고 집게로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고정한다.
저녁 바람은 시원하고, 하늘은 화려한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아저씨가 세탁한 운동화를 가지고 옥상으로 올라왔다.
“ 너 이름이 영아라고 했지? ”
“ 네 ”
“ 영아야, 너 공부 잘한다며? ”
“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뭘....... ”
“ 빨래 다 널고, 그동안 공부했던 책이랑 지금 공부하고 있는 부기 책이랑 내 방으로 가져와라. ”
“ 네 ”
언니는 그동안 혼자 공부했던 책을 들고
나는 1학년 동아전과를 들고 아저씨 방으로 들어갔다.
“ 아저씨 나도 같이 공부할래요. ”
“ 그래, 현아 너는 저기서 공부하고 있어. ”
“ 네 ”
“ 저...... 여기요. ”
“ 그래, 한번 보자. 어?..... 너 이거 너 혼자 풀었어? “
“ 네 ”
“ 이걸 네가 혼자 풀었다고? 어떻게 풀었어? ”
“ 정답지에 써 놓은 해설 보고 풀었어요. 어려워서 한 이틀 동안 보다가 겨우 풀었어요. ”
“ 그래? 그럼 나한테 한 번 설명해봐. ”
“ 아, 네...... ”
한참 동안 언니는 아저씨에게 알 수 없는 말로 설명을 했고
아저씨는 흥미롭게 언니를 쳐다봤다.
아저씨가 갑자기 책꽂이에서 회계원리란 책을 꺼내 몇 장을 넘긴다.
“ 너 한자는 어떻게 다 외웠니? ”
“ 한자는 매일 열 자씩 외웠어요. 매일 열 자씩 외우고 주말마다 혼자 시험 보고
다시 외우고 이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이렇게 누적해서 계속 외웠어요. “
“ 너 이거 한 번 풀어봐. ”
“ 네? 이 문제를요? 이 책은 대학생들이 보는 책인데. 이걸 제가 어떻게 풀어요? ”
“ 넌 이미 풀었어. 방금 나한테 설명한 게 이 문제야. 너 풀 수 있겠다. 한번 풀어봐.
내가 용어만 설명해 줄 테니 받아 적고, 네가 푼 식에다 그대로 숫자만 넣으면 풀 수 있을 거야. “
아저씨는 책에다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고 언니는 문제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대략 30여분이 지나고 언니가 아저씨에게 연습장을 건넸다.
아저씨가 훑어보더니 눈이 동그래지며 언니를 쳐다본다.
“ 너 이제부터 매일 저녁 내 방으로 와. 알았지?
나 나쁜 놈 아니니까 걱정 말고, 현아랑 같이 와.
넌 공부해야겠다. “
“ 저...... 부기를 매일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 ”
“ 아니, 부기나 회계도 가르쳐 줄 거지만
아무래도 넌 대학에 들어가야겠다. 너희 엄마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내가 내일 서점 가서 교과서랑 문제집 사 올 테니까
조용히 와서 공부해.
여상을 가더라도 대학에 갈 수 있는 방법은 많아.
내가 아는 누나도 직장 다니다 대학에 들어갔어.
공부할 수 있는 길은 어디든 있다.
네가 원하는 대학 들어갈 수 있을 거야. 같이 해보자. “
언니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한 듯 집과 학교, 학원, 도서관을 습관처럼 다녔던 언니에게 생기가 돌았다.
언니는 작은 새끼 새
문간방 아저씨는 새끼 새에게 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어미 새 같았다.
‘ 언니, 이제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거야? ’
keyword
오빠
아저씨
언니
43
댓글
8
댓글
8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옥상 소설가
직업
소설가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잠깐 멈춰서 생각하게 하는 따듯하고 선한 글을 쓰고 싶어요.
팔로워
761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은 바나나킥처럼 달콤하지 만은 않다. ep-19
네 까짓게 뭐 대수라고? ep-21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