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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내 이름은 민현아
네 까짓게 뭐 대수라고? ep-21
by
옥상 소설가
Oct 12. 2020
“ 큰언니, 현명 언니네를 꼭 가야겠어? 갈 거면 나도 데려가. ”
“ 너도? 현아야, 현명이 생일 파티라 널 데려가는 건 좀 그래. 이번만 좀 참고
집에 있어. 대신 언니가 다음에 꼭 데리고 갈게.
언니도 가고 싶어서 가는 거 아니야. 가기 싫어도 가야 할 때가 있어. “
“ 싫어, 나도 갈래. 가서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까 나도 데리고 가. ”
“ 그럼, 잠깐만 기다려. 현명이한테 전화해보고 괜찮다고 하면 데려갈게.
대신 가서 얌전히 있어야 해. 가서 심심하다고 집에 가자고 조르지 말고. “
“ 알았어. 만약 귀찮게 하면 나 혼자 집에 갈게. 놀이터랑 가까우니까 혼자서 갈 수 있어. ”
언니가 현명 언니 생일파티에 간다고 하자 불길함이 훅 밀려왔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초대의 의도는 분명 불순할 것이다.
***
현명 언니는 작년 여름 방학이 시작될 무렵
중학교 2학년 큰 언니네 반으로 전학을 왔다. 그 언니의 아버지는 피아노 공장 사장이라고 했다.
현명 언니는 전학을 오자마자
예쁜 외모, 화려한 옷차림과 꾸밈으로 동급생들과 선생님에게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다.
영아 언니에게 전학생은 보호해야 할 동급생이지만
현식 오빠로 인해 현명 언니는 특별한 친구로 자리 잡았다.
“ 영아야. 너희 반에 포항에서 전학 온 현명이
내 사촌 동생이야. 우리 둘째 이모 딸인데 네가 좀 신경 써줘라. “
“ 응? 현명이가 오빠 사촌 동생 이라고요? ”
“ 이모부 공장이 포항에서 서울로 이전하면서 우리 집 근처로 이번에 이사 온 거야.
현명이가 순하고 착하지는 않지만 똘똘하고 야무져. 욕심도 많고
포항에서도 공부를 잘해서 항상 전교 1등이었어.
이모가 교육열이 세서 포항에서도 유명한 사립초등학교에 입학시켰거든
사람은 서울에서 교육시켜야 한다고 겸사겸사 서울로 이사 왔어.
친하게 잘 지내봐. 너랑 좋은 경쟁자가 될 수도 있을 거야. “
“ 알았어요. 오빠 동생이라니까 잘 지내볼게요. ”
현명 언니는 전학을 온 그 주 토요일에 반 친구 모두를 집으로 초대했다.
“ 언니, 나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데....... 나도 데려가면 안 돼? “
“ 글쎄....... 그래도 될까? ”
“ 현아도 데려가자. 여럿이 가니까 돌아가면서 지켜봐도 되고. 너 가서 조용히 있어야 해. ”
“ 잠깐만 현명이한테 전화해서 한번 물어보고 가자. ”
역시나 예의 바른 큰 언니
현명 언니한테 전화를 해서 막내 동생을 데리고 와도 된다는 승낙을 받자
가장 예쁘고 깔끔한 옷을 갈아 입혀 친구네 집으로 함께 출발했다.
현명 언니네 집은 놀이터가 있는 언덕 쪽에 위치했고 현식 오빠네 집과 가까웠다.
내가 가 본 집 들 중 가장 부자는 현식 오빠네이다.
언덕은 동사무소를 경계로 시작되는데 언덕에 위쪽 집들은 별천지 세상이다.
언덕 아래 집들은 대부분이 비슷하고 사는 모습이 고만고만했다.
자기 식구들만 살거나 세를 살고 우리 집처럼 세를 주며 사는 평범한 집들이지만
언덕 위의 집들은
우리 집의 다섯 배는 돼 보이는 강철 대문에 집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높은 담과
시야를 가로막는 키 큰 나무를 가지고 있다.
원래 현식 오빠네도 우리 집 근처에서 살다 부화장을 크게 해서 돈을 많이 벌어 언덕 윗집으로 이사했다.
현식 오빠네가 언덕 위의 집으로 이사를 가고
아줌마네 시어머니의 환갑잔치 후 초대를 받아 놀러 간 우리 엄마와 동네 아줌마들 아이들 모두는
집의 크기와 화려함에 깜짝 놀랐다.
오빠네 집은 동화책에 나오는 왕과 왕비가 사는 궁전 같았다.
초인종을 누르면 사람이 아닌 인터폰이 대답했고 문도 열어줬다.
돌계단을 올라가자 넓은 잔디밭과 나무와 꽃들이 서울 대공원안의 식물원처럼 펼쳐졌다.
우리 집 마루에 있는 어항과 금붕어들도 사람들이 크다고 했는데
오빠네 정원에 있는 커다란 연못에는 우리 집 금붕어보다 서른 배는 큰 비단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어 거실로 들어가 주위를 살펴본다.
위아래층을 합치면 방은 모두 7개, 화장실 2개, 주방과 창고, 운동장만큼 넓은 거실
이렇게 커다랗고 방이 많은 집은 처음 본다.
“ 아휴~~~ 현식이네 정말 돈 많이 벌었나 보네.
이렇게 커다랗고 잘 사는 집은 처음 봐. 언덕 위쪽 집들이 부자라고 하더니.
그 말이 맞네. 정말 부럽다. 부러워.
우리는 언제 돈 벌어서 이런 집으로 이사를 가나? “
“ 에이. 무슨 그런 말을 해요. 우린 운이 좋아서 그런 거고,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기도 하네요.
다들 좋은 날이 올 거야. 그때 우리 집 근처로 이사 오면 되지.
얼른 앉아서 밥 먹어요.
내가 자기들 좋아하는 잡채랑 불고기 샐러드 만들어 놨어.
얘들아 얼른 와서 너희들도 먹자. 너희들은 돈가스 튀겨 놨으니 그거에다 먹고 “
“ 와 맛있겠다. ”
엄마와 아줌마들 아이들 모두 거실에 차려놓은 식사를 맛있게 하고 있을 때
“ 현아야~~~ ”
현식 오빠가 조용히 나를 보고 자기 방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다.
사람들이 밥을 먹는 사이 나는 살그머니 오빠 방으로 들어갔다.
“ 와~ 오빠네 집 부자네. 오빠는 좋겠다. 나도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 ”
“ 현아야, 이거 먹어봐. ”
“ 어? 이거 바나나 맞아? 나 이거 보기만 하고 먹어 본 적은 없는데. ”
“ 오빠가 까 줄 테니까 먹어봐. 얼른 먹어. 맛있어. ”
노란 바나나를 처음 먹어 본 것도 현식 오빠네 집이 처음이었다.
전철역 가는 길 리어카나 과일 집에서 노란 바나나를 본 적은 있었지만 너무 비싸서 먹어 본 적은 없었다.
오빠가 건네 준 바나나의 맛은 천국의 맛이었다.
‘ 세상에 이렇게 달면서 부드러운 맛이 존재할 수 있다니? ‘
이것은 분명 천상의 과일이다. 반쯤 먹다 문득 집에 있는 큰 오빠와 언니들이 생각났다.
“ 왜 그만 먹어? ”
“ 오빠, 나 이거 집에 가져가도 돼? ”
“ 껍질 까면 한 번에 다 먹어야 해. 색도 변하고 맛도 없어져. ”
“ 엄마랑 언니들도 먹으면 좋을 텐데. 집에 가서 껍질을 벗겨야 했어....... ”
아쉬워하는 내게 현식 오빠는
“ 오빠가 갈 때 언니들이랑 아줌마 중아 것도 싸 줄 테니까 얼른 먹어. ”
“ 진짜? ”
“ 그래, 얼른 마저 먹어. ”
마음씨 착한 현식 오빠는 구운 계란과 바나나를 싸서 쇼핑백에 넣어 책상 위에 올려놨다.
“ 이따 집에 갈 때 오빠가 챙겨 줄 테니까 내 방으로 들어와. ”
“ 응, 오빠 고마워. ”
나는 오빠와 언니들 몫도 챙겨준다는 오빠의 말에 마음 편안히 달달하고 노란 바나나맛을 즐길 수 있었다.
*******
현식 오빠네 가까이 현명 언니네도 산다.
현명 언니는 현식 오빠의 사촌이다.
‘ 분명 착하고 푸근한 현식 아줌마나 오빠처럼 현명 언니도 아줌마도 좋은 사람들 일거야. ’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져 걸음을 서둘렀다.
띵동 언니네 집 초인종을 누른다.
“ 늦었네. 얼른 들어와. ”
“ 그래 ”
“ 엄마는? 어른들은 안 계셔? ”
“ 응, 다 외출 하셨어. 네가 영아 동생이구나. 안녕 ”
170은 될 것 같은 큰 키, 긴 다리와 가느다란 팔
피부는 하얗고 짧은 단발머리에 파마를 한 여자 아이
커다란 눈과 갈색 눈동자, 작은 코와 야무지게 다문 빨간 입술
새침하게 이쁜 얼굴이다. 꼭 마론 인형 같다.
향미 언니 이후 내가 이쁘다고 인정한 언니는 이 언니가 처음이다.
‘ 분명 주변의 남중이나 남고에서 원정을 오겠군. ’
“ 언니, 안녕 ”
“ 너 왜 이렇게 늦었어? 아줌마가 스파게티 해놨는데 면 다 불었겠다. 얼른 먹어. ”
“ 응, 고마워. ”
“ 어~~~ 너 서점 갔다 왔어? ”
“ 응. 서점에서 수학이랑 영어 문제집을 사 오느라 늦어졌어. ”
“ 뭐 샀어? 한번 보여줘 봐. ”
현명 언니는 큰 언니가 서점에서 산 문제집을 관심 있게 쳐다보다 입이 벌어진다.
“ 너 학원에 안 다닌다며? 과외도 안 하고? ”
“ 응, 혼자서 공부해. ”
“ 그런데 하이레벨을 혼자서 풀 수 있다고? 너 혼자? ”
“ 항상 혼자서 해왔어. ”
“ 너 혼자 이렇게 전 과목을 공부해왔다는 거야? ”
현명 언니는 영아 언니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반가워하고 호의적이던 눈빛이 일순간 의혹과 경계의 눈빛으로 변해갔다.
둔한 큰 언니는 현명 언니의 감정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여자들 사이에서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읽어낼 만한 섬세함은 큰 언니에게 없었다.
‘ 뭔가 이상하다. ‘
친구들과 놀면서도 현명 언니는 중간중간 큰 언니를 쳐다봤다.
그 언니의 눈빛은 중학교 여자 아이의 순수하고 장난기 있는 눈빛이 아니다.
하나의 먹이를 눈 앞에 두고 어슬렁거리는 맹수의 매서운 안광이 반짝인다.
‘ 저 언니는 예사롭지 않겠어. 우리 동네에 사는 다른 언니들과는 다르겠어.
아무래도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
2학기 개학식 다음 날
여름 방학기간 동안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확인하는 모의고사가 예고도 없이 치러졌다.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러는 것이 어딨냐는 여중생들의 항의는
시험이 시작되자 한낮의 사막 신기루처럼 싸악 사라져 버렸다.
역시나 영아 언니는 전교 1등, 2등은 전학 온 현명 언니였다.
전학생이 오자 전교 2등이라고 학교가 술렁거렸지만
현명 언니는 하루종일 시험지의 틀린 문제만 노려봤다고 했다.
“ 야, 영아 너 정말 대단하다.
네가 우리 현명이를 제쳤다며, 걔가 어디에서도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충격 좀 먹었겠다. 이모도 놀랐겠네. “
우리 집에 놀라 온 현식 오빠의 말에 큰 언니는 별 말이 없다.
“ 다음엔 현명이가 잘 보겠죠. 현명이는 똘똘하고 침착해서 잘할 거예요.
이번 모의고사는 예고 없이 본시험이라 모두들 놀랐어요.
현명이한테 그런 말 말하지 마세요. ”
“ 역시나 영아다. 영아스럽다. ”
큰 언니는 별 일 아니라는 듯 기뻐하는 내색도 없었고
그렇게 큰 언니와 현명 언니는 잘 지내고 있는 듯했다.
근래에 영아 언니의 표정이 개운치가 않다.
“ 언니 왜 그래? ”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
큰 언니는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겉으로 내색하질 않는다.
아무래도 뭔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다음 날 아침 다락방에 아무도 없을 때 서랍에 몰래 숨겨진 언니의 일기장을 꺼냈다.
“ 아이들이 이상하다.
미래, 현숙, 은희 모두들 내 옆으로 오지 않고 현명이랑만 다닌다.
내가 쳐다보거나 말을 걸면 대답만 짧게 하고 슬금슬금 피한다.
현명이만 나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간간히 이야기만 한다.
나한테 섭섭하거나 내가 잘못한 것이 있냐고 친구들에게 물어도 대답하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
큰언니는 일주일째 혼자 고민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아이고~~~ 이런 밥통.
현명 언니가 한 반으로 전학 온 후 친했던 네 명 사이에 끼어들고
친했던 친구 셋이 자기를 멀리하고 전학 온 다른 아이랑 넷이서 다닌다면.......
그 넷 사이에 뭔가가 있었다는 얘기지. 그걸 모른다고?
언니는 정말 공부밖에 잘하는 게 없구나....... '
“ 언니, 요새 왜 언니 친구들 놀러 안 와?
자주 놀러 와서 라면이랑 김치볶음밥 만들어 먹고 놀았잖아? “
“ 응, 요새 걔들 바빠. ”
“ 언니는? 언니는 안 바빠? ”
“ 나도 바쁘지. 할 일도 많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
“ 현명 언니는? ”
“ 현명이도 바빠. ”
“ 모두들 다 바쁜 거야? ”
“ 응, 다들 바빠. 나도 바쁘고 ”
“ 언니는 친구들이랑 못 놀아서 외롭지 않아?
같이 놀던 친구랑 놀지 못하면 심심하고 슬프잖아. “
“ 응, 그렇기도 하지. 근데 그럴 때가 있는 거야. 가끔 혼자 있고 그것에 익숙해져야 할 때가 있어.
진짜 친한 친구들이었다면 다시 놀게 되겠지. “
“ 언니는 왜 친구들이랑 멀어졌는지 궁금하지 않아?
누군가 언니와 친구들 사이를 이간질시켜서 멀어지게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 “
“ 그럴 수도 있겠지. 그래도 내가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거야.
그냥 지금껏 내가 생활한 대로 생활하면 돼. “
“ 그래도 언니 괜찮아? ”
“ 응, 조금 외롭기는 하지만 견딜 만 해. 내 옆에는 오빠, 민아, 너도 있잖아. ”
큰언니는 담담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전히 전교 1등 자리는 영아 언니의 차지, 현명 언니는 점점 성적이 떨어져 전교 20위권 자리를 넘나들고
있었다.
2학년 겨울 방학식 날 저녁
엄마가 만들어 준 카레를 먹으며 토요명화를 보고 있었다.
갑자기 누군가 우리 집 대문을 두들긴다.
“ 영아야~~ ”
미래, 현숙, 은희 언니가 우리 집 대문 앞에 서있다.
“ 현아야, 영아 좀 불러줘. ”
“ 어..... 언니들이 웬일이야? 왜 갑자기 우리 언니를 불러?
무슨 할 말 있어? “
“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서 그래. 현아야, 영아 좀 불러줘. ”
“ 큰 언니, 나와 봐. 언니 친구들이 할 말이 있데.
근데 이 언니들이 친구들이 맞나? ”
세 소녀들의 얼굴이 벌게진다.
큰언니가 마루 문을 열고, 대문을 바라보다 놀라며 성큼성큼 걸어간다.
잠시 후 네 명의 소녀들은 울어대고 있었다.
“ 미안해, 영아야
우리가 잘못했어. 정말 미안해. “
“ 그랬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너희들은 이제 나에 대한 오해가 풀린 거니? “
“ 응, 아무래도 이상해서 셋이 모여서 얘기도 해보고 옆 반 미선이랑 지현이 만나서 확인해봤어.
우리가 너에 대해 잘못 생각한 것 같아.
너한테 물어보고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우리가 너무 나빴어. “
“ 그래,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 잊자.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되겠지.
만약 그렇다면 오랜 친구들이라 해도 너희들을 다시는 보지 않을 거야. “
“ 고마워. 영아야. 정말 고마워. ”
큰언니와 친구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서로의 집을 오가며 다시 친하게 지냈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일이었다.
나 같으면 용서할 수 없고, 다시 친구로 지내지 못할 것 같았지만
큰언니는 자기 방식대로의 인연을 만들어 나갔다.
큰언니가 도서관에 간 일요일
나는 살그머니 다락방으로 올라가 일기장을 살펴봤다.
“ 오늘 저녁 친구들이 찾아와 현명이가
내가 다른 반 아이들에게 친한 친구들 욕을 하고 다녔다는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려줬다.
공부도 못하는 아이들이지만 한 동네에서 살고, 부모님들끼리 알고 지내 그냥 다니는 거라고
그 애들은 내 친구들도 아니라고 내가 말했다고 했다.
왜 거짓말을 해서 나와 친구들 사이를 갈라놓았을까?
현명이는 우리 넷 사이가 질투가 났던 걸까?
아니면 놓치지 않던 전교 1등 자리를 내가 차지해서 나에게 화가 났던 걸까?
속을 알 수 없는 아이이다. “
‘ 어이구~~~ 이 맹추
나는 알겠는데 왜 언니는 모르는 거야? 모르고 싶은 거야?....... ‘
3학년 때도 현명 언니와 큰 언니는 같은 반이 되었다.
전해 들은 말로는 현명 언니의 엄마가 교무실로 찾아와 우리 큰 언니와 같은 반이 되게 해달라고
학년 주임 선생님에게 부탁했다고 했다.
큰언니는 현명 언니로부터 어떤 사과나 변명은 듣지 못했으며 요구하지도 않았다.
3학년이 되어서도 큰언니는 반장이 되었고
현명 언니는 부반장이 되었다.
*****
오늘 아침 생일 초대를 갑자기 받았던 터라 큰 언니는 선물을 미리 준비하지 못해
선물 가게에 들러 예쁜 소녀가 표지인 다이어리를 포장해서 뒤늦게 도착했다.
분명 뭔가를 꾸미고 있을 현명 언니라 큰언니를 지키기 위해 나는 동행해야 했다.
현명 언니네 정원에는 다섯 개의 야외 테이블과
그 위에는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들과 3단 생일 케이크 올려져 있었다.
케이크 위에는 “ 축 생일 현명 ”이라는 초콜릿의 글자도 장식되어 있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생일 축하 노래를 함께 불러주고, 케이크를 커팅하고,
준비한 선물을 개봉하며 여자 아이들의 요란한 환호와 감탄사가 이어진다.
“ 와~ 너무 이쁘다. 보석함이 너무 예쁜데. 고마워. ”
“ 특별히 준비한 거니까 잘 써라. ”
“ 이건, 내가 좋아하는 wham이네, 나 조지 마이클 너무 좋아해. 고마워. ”
“ 내가 특별히 브로마이드도 같이 넣었다. ”
“ 정말 고마워. ”
모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현명아, 화장실 좀 알려줘. 동생이랑 손 좀 닦고 올게. ”
“ 어, 현관문 열고 들어가서 오른쪽 두 번째 문이 화장실이야.
들어가서 아줌마한테 물어보면 알려 주실 거야. “
“ 현아야. 가서 손 닦고 음식 먹자. ”
“ 응 ”
주방에서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아줌마가 나온다.
5월의 봄바람처럼 따듯하고 하늘하늘하다.
“ 네가 영아니? ”
“ 아..... 네, 안녕하세요. 누구신지? ”
“ 응, 나 현명이 엄마야.
우리 현명이한테 얘기는 많이 들었다.
현식이랑 내 동생한테도 귀에 못이 박히게 네 칭찬 들었어.
아버지는 사우디에 계시다고 들었는데, 너희 형제들이 다 공부 잘하고 모범생들이라고는 들었어.
너도 공부를 잘한다면서?
우리 현명이랑 서로 경쟁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면 자극도 되고 좋으니까 자주 놀러 와.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열심히 하면 둘 다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거야. ”
“ 아, 네 감사합니다. ”
아줌마는 웃으시면서 영아 언니를 쳐다보다 나를 내려다본다.
“ 안녕, 네가 현아구나. 현식이한테 네 얘기도 많이 들었어.
현식이가 너랑도 친하다고 하던데. 보통 꼬맹이가 아니라고 . ”
“ 네, 안녕하세요. 저 제가 급해서.......
언니, 나 똥 마려우니까 먼저 나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
“ 그래, 천천히 보고 나와. ”
변기에 앉아 힘을 주다
큰 언니를 갑자기 초대한 현명 언니의 의도가 궁금하다.
‘ 이 언니는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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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잠깐 멈춰서 생각하게 하는 따듯하고 선한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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