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누명을 쓰다. ep-22

by 옥상 소설가

변기에 앉아 현명 언니가 이번에 파놓은 함정은 무엇일지?

도대체 왜 우리 큰 언니에게 못되게 구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고 싶었다.

다리에서 쥐가 나자 내가 변기에 앉아 있었던 시간이 10분도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려다

누군가가 거실에서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 아무도 모르게 가방 안에 잘 넣었지? 누가 본 사람도 없는 거지? ”

“ 그럼, 걱정하지 마. 네 방안에 아무도 없는지, 창문으로 보는 사람 없는지, 다 확인하고

가방 안 주머니에 깊숙이 넣었어. ”

“ 아마 영아가 학교를 그만둔다고 할지도 모르겠네.

천하의 모범생이 알고 보니 도둑년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아이들이나 선생님들 모두 걔를 싫어할 거야.

난 죽어도 걔가 전교 회장이 되는 꼴은 못 봐.

회장은커녕 학교 가기가 부끄러워서 다닐 수도 없게 되겠지. 전학을 가거나 자퇴라도 했으면 좋겠어.

보기 싫어. 걔가 내 눈앞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 “


“ 그러게. 영아 고것이 얼마나 잘난 척하는지......

내가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걔는 고고한 척 나를 무시하고 벌레 보듯 했어.

지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선생님들이나 순진한 애들은 걔 진짜 모습을 모르면서 모범생에 천사표로 알고 칭찬만 해대고 있으니.....

아주 한심하지.

이번에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야. 사람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난 척, 고고한 척, 착한 척하는 꼴. 더 이상 보지 않게 되어 다행이야. “


“ 풋~ 조용히 있다가 파티가 끝날 무렵 내가 사인을 보내면 시작하자. “

“ 그래, 현명이 너는 얼른 정원으로 돌아가.

지금부턴 혼자 있으면 안 돼. 계속 친구들이랑 같이 있어야 해. ”

“ 알았어. ”


한 명은 현명 언니. 또 다른 하나는 누구인지 알아내야 한다.

저 두 명이 우리 언니를 도둑으로 만드려 하고 있다.

화장실 문을 살며시 열어 보니 얼굴은 볼 수 없고, 분홍 티셔츠에 청치마를 입고 있는 여자였다.


‘ 너희들이 감히 우리 큰 언니에게 도둑 누명을 씌우려고 해.

그래, 한번 지켜봐라. 너희들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테니. ‘


주방으로 나가 아주머니에게 샌드위치를 좀 더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와그작 와그작 식빵을 씹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본다.


*********



정원으로 나가 분홍 티셔츠에 청치마를 입은 언니를 찾아본다.


‘ 어. 저기 있네. ’


“ 영아야. 너 이번에 전교 회장에도 나간다며? 하긴 네가 회장감이긴 하지.

공부도 잘하고, 착하기도 하고. 선생님들 칭찬 일색에 아이들도 모두 너라면 믿고 따르잖아.

우등생에 바른생활 소녀는 회장이 되는 게 당연해. “

“ 어머, 왠일이야? 심현지 네가 영아 칭찬을 다 하네. ”

“ 무슨 소리야? 내가 얼마나 영아를 좋아하는 데. 내가 좀 말을 틱틱거려서 그렇지.

나 사실 영아랑 얼마나 친해지고 싶었는데.

영아가 너희들 이랑만 어울려서 나랑은 친하게 지낼 수가 없었어 .

그게 좀 아쉬워. “


“ 아니야. 나도 현지 너랑 잘 지내고 싶었는데........ 워낙 내가 바빠서 그런 거야.

섭섭했다면 미안해. 아직 졸업하려면 시간이 남았으니까 이제부터라도 잘 지내보자. “

“ 역시, 우리 반장이 최고야. 영아 너는 정말 전교 회장감이야.

내가 전학 와서 적응을 잘 한 건 네가 날 챙겨줘서 그런 거야.

오늘 아침 갑자기 초대를 해서 놀랐을 텐데, 와줘서 고마워. 우리 1학기 동안 잘 지내보자. “


‘ 저 언니 이름이 현지라는 거지. ’


현명 언니 생일 파티에 초대된 사람은 서른 명이 넘었다.

영아 언니는 생일 파티 후 도서관으로 가느라 책가방을 챙겨 온 상태였고

저 두 명이 무언가를 우리 언니 가방 안에 깊숙이 숨겨 놓았을 것이다.

우리 언니를 제외하고 모두들 학교에서 바로 현명 언니네로 왔을 테니

현지 언니의 가방이 현명 언니 방에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우유를 더 마시겠다는 핑계를 대고 집 안으로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들어갔다.

집안일을 하시는 아주머니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시느라 정신이 없어 내가 들어오는 것도 몰랐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살금살금 걸어 현명 언니 방으로 들어갔다.

영아 언니의 책가방을 열고 안 주머니를 열었다.


‘ 이게 뭐야? 우리 언니는 목걸이가 없는데....... 이걸 넣은 거구나. ’


반짝거리는 금줄에 앙증맞은 장미꽃 모양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가 영아 언니 가방 안 주머니에서 나왔다.


‘ 이걸 우리 언니 가방에 넣어서 도둑 누명을 씌우려던 거였어. ’

목걸이를 내 바지 주머니에 넣고

25개가 넘는 가방에서 현지 언니 가방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 만약 현지 언니가 자기 집에 들러 책가방을 두고 왔다면...... 다시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손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 앗~~~ 다행히 있다, 있어. 현지 언니 가방이 이거구나. ’


마침 현지 언니의 가방에는 네임택이 붙어 있었고

가방 밑 바닥에는 두꺼운 깔창이 있어 물건을 숨기기 적당했다.

깔창은 가방 색깔과 비슷해서 건성으로 살펴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 처럼 보였다.

가방 바닥에 현명 언니의 목걸이를 숨기고 다시 깔창을 덮었다.




‘ 아니야, 이걸로는 부족해. 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지.

친구에게 도둑 누명을 씌우려는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어. ‘


나는 미래, 현숙, 은희 언니의 가방을 제외하고

다른 언니들의 가방을 열어 지갑 3개, 고급 샤프. 귀중품들을 골라 꺼내

현지 언니의 가방 바닥에 목걸이와 모두를 함께 넣은 후 깔창을 덮어 버렸다.

조용히 방문을 닫고 다시 현관문으로 살금살금 돌아가

이제 현관문을 크게 열고 들어온 척하고 주방 안으로 들어갔다.

“ 아줌마. 저 목이 말라서 그러는데 주스 좀 주세요. ”

“ 그래 ”

“ 감사합니다. 시원하니 맛있어요.

아줌마, 이 집에서 일한 지는 오래되셨어요? “

“ 아니야. 최근에 들어왔어.

전에 일하던 아줌마가 있었는데. 사모님 귀중품들이 손을 탔는지......

일하시던 분을 그만두게 하고 내가 들어온 거야. “

“ 아~~~ 그랬구나. 남의 집에서 일하다 보면 내가 하지도 않았는데 억울하게 누명도 쓰고

그런 일들도 생기겠어요. “

“ 아휴~~~ 말해 뭐해? 남의 집에서 일하면 서러운 일도 억울한 일도 생기게 마련이야.

그래도 어쩌겠니? 먹고살려면 이 일이라도 해야 지.

내가 어린 너한테 별 말을 다 한다. “

“ 그러게요. 저희 엄마도 돈 버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맨날 그러셨어요.

아줌마는 착하고 정직해 보여서 이 집에서 오래 일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 집주인 아줌마가 인심도 후하고, 오래 일하면 가족같이 잘 챙겨 주신데요.

전에 포항에서 사실 때는 일하던 아줌마 딸이 대학교에 입학할 때 입학금도 내주셨데요. “


“ 정말? 그런 사람은 찾기 힘든데. 넌 어디서 그 말을 들었니? ”

“ 이 집 아줌마 동생이 옆 집에 살아요.

그 집 아들이 우리 오빠 친구예요. “

“ 아, 그래서 잘 아는구나. ”

“ 아줌마, 현명 언니 방에 누가 들어가는 사람이 없는지 잘 지켜보세요.

사람이 여럿이면 혹시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억울하게 아줌마가 누명을 쓸 수도 있고

잔칫날 안 좋은 일은 생기지 않는 게 가장 좋으니까요. “


“ 그러게, 어린애가 기특하네. 내가 잘 살펴봐야겠다. “

“ 아줌마, 주방에서 일하다 보면 바쁘실 테니 언니들 가방을 다 주방 가까운 거실로 옮겨 놓는 게 어떨까요?

그러면 안 좋은 일을 벌일 생각도 못 할 텐데........ “

“ 아, 그래 그게 좋겠다. ”

“ 제가 도와 드릴게요. ”


아줌마는 언니 방에 들어가서 책가방들을 모두 꺼내

주방에서 보이는 거실 쪽에 줄을 세워 정리하기 시작했다.

‘ 이제 아무도 가방은 손대지 못할 거야. ’


********


나는 정원으로 다시 나가 영아 언니 옆에 앉아 쿠키를 먹고 있었다.

“ 아가씨들, 우리 현명이 생일을 축하해주러 와줘서 고마워요.

이제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그만 파티를 정리하려고 해요.

나가기 전에 이 테이블로 와서 내가 준비한 선물을 하나씩 가져가요. “

“ 와 감사합니다. ”


모두들 한 명씩 나가 아줌마가 준비한 선물 꾸러미를 받아 기뻐하고 있었다.

현명 언니가 조용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정원으로 나오더니 현지 언니를 보고 눈을 찡긋 한다.

언니들은 내가 자기들을 노려보고 있는 걸 모르고 있다.


“ 아~~~ 엄마, 어쩌면 좋아?

엄마. 오늘 내가 한 목걸이가 없어졌어.

아빠가 작년 생일 선물로 준 목걸이. 내가 가장 아끼는 목걸이가 사라졌어.

어떡해? “


현명 언니는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 현명아. 일단 친구들 먼저 보내고 엄마랑 다시 찾아보자. ”

“ 어떡해? 내 방안 보석함에 아까 넣어 놨는데 감쪽같이 사라졌어. ”

“ 알았어. 엄마랑 다시 찾아보고 그래도 없으면 똑같은 걸 사 줄게. ”

“ 싫어. 안 돼. 그건 아빠가 사준 특별한 목걸이란 말이야.

엄마. 지금 찾아줘. “


아줌마는 난감해하며 당황해서 어떤 말도 하지 못하셨다.


“ 아줌마. 현명이가 분명히 목걸이를 빼서 보석함에 넣는 걸 저희들 모두 봤어요.

넣어 둔 물건이 사라졌다면 우리 중 누군가 가져갔단 소린데........

가져간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할 것 같아요.

모두들 한 반 친구들인데 일 년 동안 같이 교실에서 같이 생활해야 하는 데

도둑과 같이 한 반에 있을 수는 없어요.

이렇게 찝찝하게 가는 것도 싫고, 도둑 누명을 쓰는 것도 싫어요. ”


바른 소리를 잘하고 매사에 정확한 미래 언니다.


현명 언니는 친구들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목걸이를 빼 보석함에 넣는 걸 보여준 게 분명하다.

그것도 영아 언니의 가장 친한 친구들을 데리고 그 앞에서 말이다.

그래야 본인의 무고함과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언니의 말에 모두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 그래, 일 년 동안 한 반에서 생활해야 하는 데, 도둑이 무서워서 자리를 비우지도 못하겠다.

우리 도둑을 잡아내자. “

“ 어떻게? 도둑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잡을 거야?

사람을 함부로 도둑으로 의심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나는 현명이가 다시 목걸이를 찾아봤으면 좋겠어.

혹시나 다른 곳에 넣었을 수도, 흘릴 수도 있으니까. ”


갑자기 영아 언니가 나섰다.


“ 야, 민영아 너 왜 그래? 네가 훔치기라도 한 거야?

다들 도둑을 잡자는데 동의하는데 왜 너만 팔짝 뛰는 거야.

아무래도 수상하다. 너 “

“ 뭐? 심현지. 너 함부로 말하는 거 아니야. ”

“ 그래? 그럼 너부터 조사해 보자. ”

“ 얘들아, 진정하고.......

그럼 우리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서로 몸수색을 해보고, 가방이나 지갑을 확인해 보는 게 어떠니?

물론 모두들 동의해야 할 수 있어. 이건 억지로는 할 수 없어. ”


이번에도 미래 언니다.

“ 그래, 그러자. ”

모두들 미래 언니의 말에 동의했고, 이제 더 이상은 그만 하자고 영아 언니도 말할 수 없었다.

‘ 그래, 언니 조용히 가만있어. 이 일은 저절로 해결될 거야. ’


나는 영아 언니를 보고 웃음을 지었고, 언니는 이 상황에 웃는 나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언니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상대방 주머니에 목걸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모두들 집안으로 들어가 상대방의 가방이나 손지갑 등을 샅샅이 살펴보기 시작했다.

거실에 모두들 서있었다.

우선 자기 가방에 없어진 물건들은 없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현명 언니와 현지 언니가 서로를 보며 웃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그들에게 닥칠지 그들은 모르고 있다.


‘ 언제까지 웃을 수 있나 보자. ’



*************





“ 어, 내 지갑. 내 지갑. 내 지갑도 사라졌어. ”

“ 엄마야. 내 것도. 내 지갑도 없어졌어. ”

“ 나도 그래. ”

“ 난 아빠가 일본에서 사다주신 샤프도 없어졌어. ”

“ 아이, 진짜 누구야? 도둑년이? ”


분위기가 살벌해지기 시작했다.

“ 현지, 너. 너였어? 네가 목걸이도 애들 지갑도 다 훔쳐 간 거야? ”


현지 언니의 짝인 미래 언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뭐? 현지라고? ”

“ 뭐라고? 현지 너였어? ”

“ 어디, 어디? 어. 저거야. 내 지갑. ”

“ 내 샤프도 저거 맞아. ”


사색이 되어버린 현지 언니

어안이 벙벙해져 온 몸을 벌벌 떨고 손 하나 움직이지 못한 채 현명 언니만 쳐다보고 있다.

건너편에 서 있던 현명 언니도 당황해 현지 언니만 보고 있다.

둘은 영문을 몰라 서로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분명 목걸이가 영아 가방에서 나와야 하는데 현지 가방에서 나왔다.

훔치지도 않은 지갑들과 샤프는 또 웬 말인가? '


“ 이 도둑, 현지 너 겁도 없다.

어떻게 친구 생일잔치에 찾아와서 비싼 목걸이며 친구들 지갑들을 훔쳐가니? “

“ 그러게 간도 크다. 간도 커. ”

“ 아휴~~~ 재랑 어떻게 1년 동안 같은 교실을 써? 아우 짜증 나. ”

“ 너 당장 현명이한테 사과해. 그리고 지갑 주인들한테도........ ”

“ 내가 쟤 저럴 줄 알았어. 응큼하다. 응큼해. ”

“ 아....... 난 목걸이 없어도 괜찮은데......

현지야. 갖고 싶었으면 달라고 말을 하지 그랬어....., “


현명 언니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 어휴~~~ 현명이 저거 착해 빠져서 ”

“ 야, 현지 너 당장 현명이랑 애들한테 사과해. ”

“ 얘들아, 그만 하자. 현지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고 아마 장난을 심하게 친 걸 거야.

그렇지 현지야? 내 말이 맞지?

얘들아, 우린 친구니까 이제 그만하자. “


“ 야 주현명.

네가 시켰잖아. 니 목걸이 민영아 가방에 몰래 넣으라고 네가 시켰잖아. “


현지가 언니가 갑자기 울부짖으며 소리를 질렀다.

더 이상 혼자 모든 죄를 뒤집어쓸 수는 없다는 현지 언니의 결정이다.

현명 언니 몸은 얼음처럼 얼어붙었지만 얼굴은 시뻘게져 금방 터져 버릴 것 같다.

현명 아줌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소파로 풀썩 주저앉아 버린다.


“ 너 미쳤니? 왜 내가 너한테 그런 걸 시켜? ”

“ 뭐라고? 내가 미쳤다고? 그럼 내가 도둑년이란 거야? ”

“ 네가 훔쳤으니 네가 도둑이 맞는 거지? ”

“ 내가 니 보석함에서 어떻게 목걸이를 꺼내가? 니 보석함은 자물쇠로 채워져 있는 데 “

“ 네가 내 보석함 자물쇠 열쇠도 훔쳐 갔나 보지.

이게 어디서 사람을 모함해?

그리고 내가 왜 영아를 도둑년으로 만들어. 이유도 없이 “


현명 언니가 매서운 목소리로 현지 언니를 쏘아보며 말한다.

현지에게 모두 다 덮어 씌우려는 처사다.


“ 네가 그랬잖아. 영아를 도둑년으로 만들어서 전교회장도 못 나가게 하자고.

창피해서 전학가게 만들어 버리자고, 네가 분명히 그랬잖아. “

“ 현지, 너 완전히 미쳤구나. 영아를 싫어한 건 바로 너지.

네가 한 짓을 왜 나한테 덮어 씌우니?

너희 부모님은 네가 도둑년에 친구들 모함하고 다니는 거 아시니? “


현명 언니가 현지 언니를 비웃기 시작했다.


“ 너, 너, 너....... 내가 혹시나 해서 이거 버리지 않았어.

네가 생일잔치에 영아를 초대해서 도둑년으로 만들어 버리자고

오늘 아침 교실에서 나한테 준 쪽지

만약 내가 네가 시키는 데로 하면 그 목걸이 나한테 주겠다는 약속을 한 이 쪽지

나는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고.

얘들아. 모두들 봐봐. 이거 현명이 글씨 맞지?

현명이 공책 꺼내서 글씨체가 같은 지 비교해 봐. ”


언니들은 우르르 현명 언니의 가방으로 달려들어 공책을 꺼내 두 개의 글씨체를 확인했다.

동일했다. 두 개의 글씨체는 완벽히 일치했다.

상황은 다시 역전되어 현명 언니가 주도자로 현지 언니는 공범으로 돼버렸다.


“ 맞네, 현명이 글씨체가 맞았어. ”

“ 현명이 무섭다......

어떻게 친구를 도둑으로 만들어. 그리고 현지한테 죄를 덮어 씌우기까지 하네. “

“ 그러게 전학 왔을 때 영아가 얼마나 자기를 챙겨 줬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하더니. 정말 사람이 무섭다. “


“ 이번 생일 초대도 다 계획하고 벌인 일이었나 봐. ”

“ 이거 담임 선생님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영아야. 너 담임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알려드려. “


주변에 언니들은 수군거리며 현명 언니와 현지 언니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둘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눈물을 흘리며 부르르 떨기만 했다.

소파에서 현명 아줌마가 한 숨을 쉬며 일어나셨다.


“ 영아야. 미안하다. 아줌마가 미안해.

나중에 아줌마가 현명이랑 같이 찾아가서 정식으로 사과할게.

얘들아, 아줌마가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힘이 든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 줄래?

현지 너는 좀 남아라. 내가 너희 부모님에게 전화를 할 거야.

너희 부모님도 이걸 아셔야 할 것 같다. “


모두들 가방을 메고 현명 언니네 집에서 나왔다.

‘ 잘 가 ’ 라는 인사도 없이

' 학교에서 보자. ' 라는 말도 하지 않고

모래알처럼 따로따로 흩어져 버렸다.


큰언니는 충격을 받았는지 집으로 오는 길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나도 말없이 언니 손을 잡고 걸어왔다.


‘ 언니, 다행이야. 언니가 도둑 누명을 쓰지 않아서

하지만 이번 일은 이렇게 마무리되지 않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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