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노래하고, 세대를 잇다 트로트로 달리는 추억열차

인생의 희로애락을 따라 달리는 무대, 〈트롯열차 피카디리역〉

by SoInk

낯선 풍경, 익숙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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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2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종로에 위치한 CGV 피카디리1958 피카디리홀. 평소 뮤지컬 관객 구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객석을 가득 채운 건 60~70대 이상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었다. 공연 시작 전부터 삼삼오오 흥얼거리는 트로트 선율, 익숙한 가사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은 조금 낯설지만, 동시에 정겹고 따뜻했다.


이날 관람한 공연은 트로트 뮤지컬 〈트롯열차 피카디리역〉.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까지 극장을 찾게 만든 흡입력, 그 자체로 이 작품은 특별했다.




무대 위에 흐르는 ‘희노애락의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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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열차 피카디리역〉은 단순한 트로트 갈라쇼가 아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한국 사회를 시대별 대표 트로트와 함께 되짚어가는 ‘세대공감 뮤직쇼’다.


이야기는 기쁨, 슬픔, 사랑, 즐거움이라는 인생의 감정 정거장을 지나며 펼쳐진다. 각각의 감정 역에는 그 시절을 대변하는 히트곡과 시대상을 반영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얽혀 있다. 덕분에 트로트를 잘 몰라도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며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 나 역시 익숙하지 않은 곡이 대부분이었지만, 중간중간 마음에 남는 노래는 공연 후 검색해 찾아보기도 했다.




함께 웃고 우는 ‘소통형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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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배우와 관객의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점이다. 공연 중간, 배우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고, 박수와 리듬으로 무대를 함께 완성해가는 구성은 관람 그 자체를 더욱 생생하게 만든다.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참여’의 무대. 이런 시도는 오랜 세월 뮤지컬과는 거리가 멀었던 중장년, 노년층에게 더욱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을 것이다. 실제로 관객 중에는 옛 추억에 눈시울을 붉히는 이도 있었고, 자연스레 손뼉을 치며 리듬을 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세대와 경험을 초월해 모두가 하나 되어 몰입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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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열차 피카디리역〉은 세대를 아우르는 힘을 지닌 작품이다. 트로트를 사랑하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과 함께 관람한다면, 공연 이후 긴 대화가 오가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 시절을 함께 겪은 어른들에겐 추억이 되고, 그 시대를 잘 모르는 자녀 세대에게는 한국 대중문화와 삶의 정서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단지 웃고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감’이라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트로트를 잘 몰라도 괜찮다. 노래의 감정은 언어보다 빠르게 가슴에 닿는다. 가족과 함께, 또는 새로운 형식의 무대를 경험하고 싶은 누구에게든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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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전문을 읽을 수 있어요.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6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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