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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Dec 05. 2023

욕망과 욕심

욕망과 욕심 사이

’욕망‘과 ’욕심‘, 심심치 않게 많이 들어보고 쓰고는 하는 단어들이다. 요즘 드라마, 소설, sns 등 다양한 곳에서 이 키워드들이 빠지지 않고 사용되고는 하는데, 욕망과 욕심, 많이 듣고 쓰기는 하는데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일단, ‘욕망’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을 일컫는다.

‘욕심’은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한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무엇인가를 탐내고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연코 드라마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 드라마에서는 인간의 소유욕을 극대화해서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을 정말 잘 보여주곤 한다. 사랑, 권력, 인간관계 등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욕심과 욕망은 사람들이 하여금 어떠한 짓도 서슴지 않고 하게 만드는데 그런 것을 보면 이에 관련한 카테고리도, 한계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욕망과 욕심은 비슷한 듯 다른데 정의상 유일하게 다른 점은 욕심이 더 과하게 무언가를 탐낸다는 것이다. 욕망은 부족함을 느껴 그런 마음으로 하여금 탐한다면, 욕심은 부족함이 없지만 더 갈망하고 더 탐낸다는 점에서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이 둘을 절대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물론 다른 상황에 각각의 단어를 쓸 수는 있지만 언젠가 이 둘이 세트가 되어 한쌍이 되는 걸 경험하게 된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예시를 들어보자면, 내가 20대 초반이었던 시기에는 요즘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어린 나이에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게 조금은 뻘쭘하고 멋쩍은 그런 분위기였다. 어린애들이 부모님 화장품을 바르고 나 어때?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나의 약간은 보수적인 성향도 한몫했겠지만 그 당시 그런 느낌과 사회적 분위기에 명품을 굳이 들어야 되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에는 꽤나 잘 사는 친구들이 모여 있었고, 다들 명품 가방 하나씩은 대학 입학 선물로 받았다며, 부모님이 사주셨다며, 생일 선물로 받았다며 자랑 아닌 자랑 같은 일상 이야기를 늘어놓곤 했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자주 듣다 보니 나만 명품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명품을 하나쯤은 갖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차저차 생일 선물로 큰맘 먹고 엄마가 사주신 명품가방을 고이고이 아끼며 몇 번 들어보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며 흐뭇해하다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자꾸 다른 브랜드의 명품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보다 보니 자꾸 사고 싶어졌다. 그래서 처음이 어렵지 처음 명품 가방을 사보고나니 다른 것은 눈에 차지도 않고 또 다른 브랜드의 명품을 사고, 또 사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욕심 가득한 허영심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나름 보수적이고 줏대 있다 생각했던 내게 욕망이 생기고 이것이 욕심으로 바뀌는 순간 이 욕심은 허영이 되어버렸다. 그것을 깨닫게 된 순간 나의 속된 마음들이 너무나도 부끄러워지고 나의 알맹이는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욕심, 욕망이 늘 나쁜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인지라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닿는 게 빠르고 그것이 나쁜 방향이라고 깨닫는 일이 참 어렵다.

그래서 욕망과 욕심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어렵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갖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고, 인간으로서 해야만 하는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기에 욕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매일같이 도를 닦는 심정으로 살지 않고서는 말이다. 그러기에 욕망이 생긴 걸 인지하고 인정하되, 적당함을 알아야만 한다. 늘 흘러넘치는 것이 문제이니 말이다. 적당함을 넘어서 흘러넘치면 그것을 수습하고 받아내는 일 또한 나의 몫이 되어버린다. 미래를 꿈꾸고 더 나은 나의 모습을 상상하되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랑, 명예, 돈 등 미래를 위해 욕심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 들면 접을 줄 아는 것 또한 용기이자 미덕이다.

욕망과 욕심 사이. 그 밸런스를 찾기 힘들다면 꼭 되뇌어 보기를 바란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과하지 않은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가? 하고 말이다. 그렇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구하다보면 내 안의 욕심이라는 불씨가 조금은 사그라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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