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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Dec 13. 2023

나는 나대로 살래

MBTI? 퍼스널 컬러? 그게 뭔데!

요즘 유행하는 말 중 하나.

“너 T야?”

이 말을 나 역시 내 말에 잘 공감해주지 않거나 뜬금포를 날리는 사람에게 놀리듯 써먹는 말이긴 하다.

약간 트렌드가 지난 것 같기도 하지만 퍼스널컬러며 MBTI는 ‘모르면 간첩’, 모르면 ’옛날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질 정도니 아직도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유튜브에서, 여러 마케팅에서 계속해서 보이고 사용되고 있는 걸 보면 얼마나 우리 삶을 관통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에는 네 컷 사진 찍는 곳에서 들고 찍을 수 있는 장식품 중 MBTI가 종류별로 있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화장품 가게에서는 퍼스널 컬러별로 화장품을 고를 수 있게 아예 구분도 해놓았더라.

물론 나도 나의 MBTI를 알고 친구의 MBTI도 알고 가끔 대화주제로 성향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한다. 또한 화장품을 고를 때 정확히 테스트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짐작되는 톤으로 화장품을 골라 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우리 삶에 이런 것들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를 알고 너를 알고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긴 하지만 어쩔 때에는 이런 결과들이 나를 얽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MBTI의 경우, 나는 내적인 성향으로 나오지만 어쩔 때는 굉장히 외향적이다. 감정적 성향이 늘 100%를 찍지만 어느 경우에는 ‘너 T야?’라는 그 유행어를 들을 정도로 냉정하고 현실적이기도 하다.

심심풀이로 혹은 그냥 대략적인 성향 파악을 위해 하는 테스트는 괜찮지만 이 결과에 매몰되어 버리면 나는 결국 나다움을 잃고 결과에 맞춰지게 되어버린다. 이 결과의 특징들과 성향을 생각하며 행동하게 되고 결과와 다른 나를 보고 혼란이 생기는 것이다.

퍼스널 컬러를 생각해 보면, 나도 초창기에는 한번 테스트를 받아보고 싶었다. 천을 얼굴 밑에 대고 컨설팅받는 것도 신기하고 뭔가 제대로 나를 알게 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조금 지나다 보니 이것 또한 나를 얽매는 무언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 결과를 알게 된다면 나는 분명 그 톤에 맞는 컬러들만을 사용하고 있던 옷을 입지 않고 새로 사려 했을 것이다. 분명 그전에는 잘 어울리고 예쁘다고 산 것들일 텐데 말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그런 것들을 바라보니 또렷하게 보였다.

나의 주체는 바로 ‘나’다. 몇 개의 테스트들로 나온 성향과 퍼스널 컬러를 통해 정해진 결과가 아니라 어느 성향도 나올 수 있는 나, 내가 원하는 컬러를 당당히 입고 바를 수 있는 나.

그 작은 새장과 같은 결과물에 갇힐 내가 아닌, 어느 모습으로도 바뀔 수 있고 뭐든 할 수 있는 나를 인정하는 것이 테스트를 하기 전 먼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MBTI, 퍼스널 컬러, 그게 뭔데?!

나는 그냥 나대로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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