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te is horse
꼰대를 피하고 싶다.
말 그대로 꼰대인 사람을 피하고 싶고,
내가 꼰대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다.
언제부턴가 ‘꼰대’라는 말이 밈처럼 유행처럼 퍼졌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하는 조언이나 충고는 진심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꼰대의 잔소리로 치부되기 일쑤고, 조금만 쓴소리를 하면 바로 꼰대가 되어버리는 게 현실이다.
물론 나도 누군가가 잔소리를 하고, 쓴소리를 하고, 지금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 옛날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의견만을 강요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 꼰대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반대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갖가지 사회생활을 하며 겪은 이야기들을 하다 보면 우리가 젊은 꼰대가 되어있기도 하다. 후배들이나 어린 친구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들을 해주고, 우리 때는 당연시하던 행동이나 생각들을 이 친구들은 왜 못하는 거지? 하며 일러주다 보면 속으로 ‘아, 꼰대 같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데 ‘꼰대’라는 말이 너무나도 만연히 쓰여서 그런 것이지, 사실 우리 인생에 바른말을 해주고,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쓴소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 연예인이 이런 말을 하였다.
20대가 힘든 이유는 선배들의 말이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며
자신한테는 왜 이런 좋은 말들을 해주는 선배들이 없었지? 하고 생각해 보면,
분명 있었다.
그런데 그냥 들리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도 다 같다.
그 이야기가 귀에 들렸다면 다 성공했을 것이다.
이 짧은 이야기를 듣고 깨닫는 것이 많았다.
20대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가 하는 말들에 콧방귀를 뀌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수없이 그런 경험이 많고 당장 어제만 해도 수많은 이야기에 텅 빈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을 테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 나에게 진심으로 걱정해서 해준 이야기를 곡해해서 삐딱하게 듣고 꼰대라는 가벼운 말로 치부했던 적이 있진 않았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분명 누구에게나 진심으로 그들을 위해 그곳은 터널이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울퉁불퉁한 길을 피해 평평한 길로 가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 것은 듣는 사람의 고집과 편견, 그리고 진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꼰대라는 말을 쓰면 쓸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진심 가득한 말을 전달하는 것에도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예의와 배려가 필요하고, 그 말을 들을 사람이 진심 그대로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듣는 사람 역시 결국에는 겪어봐야 알게 되는 것들 투성이지만, 나에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고 올곧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이미 젊은 꼰대가 되어 버린 것 같은 내가 약간의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예의와 도리는 시대가 변하여도 불가변적인 것이기에 잔소리와 쓴소리 콤보를 퍼붓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꾸 더 시선이 가고, 챙기게 되고, 말하게 되는 게 아닐까.
물론, 단순히 내가 겪었던 힘든 일들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아서 느끼는 억울함과 그것들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것, 자신의 생각만을 강조하고 변화에 저항하는 것,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권위적으로 대하는 태도, 이런 것들이 몸에 밴 사람은 500% 꼰대가 맞다.
이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텅 빈 눈으로 의미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된다.
단지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한 진심 어린 말들, 내가 가슴에 새겨 넣은 말들이
꼰대의 잔소리라는 가벼운 말을 넘어
묵직한 어른의 진심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