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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Dec 16. 2023

착한 아이 콤플렉스

나 이기적이어도 될까요?

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었다.

누구에게도 미움받고 싶지 않았고

싫은 소리를 듣는 게 수치스러웠다.

항상 칭찬받기를 원했고

완벽한 모습이 ‘나’이기를 바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장녀라는 역할과 예민한 성격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아무도 착하게 행동하라고 채찍질하지 않았고, 완벽한 모습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무심코 비쳤던 실망감이나 더 잘하라고 해주었던 조언들이 어린 마음에는 내가 부족하다는 표식 같았고 그런 부족한 모습을 들키는 것이 창피하였다.

그래서 늘 밖에서는 가면을 쓰고 지냈다. 웃고 싶지 않아도 웃었고, 싫은 소리를 들어도 가만히 수긍하고 고치려고 하였으며, 더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항상 칭찬만 받을 수는 없는 법.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은 당연하듯 넘어갔고, 어느 날에는 꾸중도 들었다. 내가 그렇게 노력하며 착하게 구는데도 몰라주는 사람이 태반이라니... 얼마나 절망스러웠겠는가.

사실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다. 내 마음에는 늘 선함과 이기적인 마음이 싸우고 있다.

그렇지만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노력하고 답답한 가면을 쓰고 살았는데 나의 착한 모습, 완벽한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다니... 조금은 황망해졌다.

그래서 나는 나의 이기적인 모습을 인정하기로 결심했다.

결심하고도 그래도 되는 걸까 내적 갈등에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고 또 다른 노력들이 필요했지만 나를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였다.

‘그래 이기적인 이 모습도 바로 나야. 있는 모습대로 보여주고, 반응이 어떻든 신경 쓰지 말자. 그게 진정한 나니까.’

그냥 진솔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반응에 연연하지 않기 위해 되뇌고, 되뇌고, 또 되뇌며 내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노력하였다.

애써 웃지 않기, 모두에게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기, 나 자신을 인정하기.

웃지 않다 보니 가면을 벗은 느낌이었다.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상대방의 반응에 조금은 초연해졌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니 나 자신이 사랑스러워졌다.

이제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났다.

어디에 가서든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평가는 상대방의 몫으로 온전히 남겨둔다. 나를 좋게 볼 사람은 어떤 모습에도 나를 사랑해 줄 것이고, 색안경을 끼고 나를 볼 사람은 어떤 행동에도 손가락질을 할 테니 말이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나는 이제 정말 자유다! 이렇게나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꼭 이런 증후군이 아닐지라도 당신이 과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거나, 스스로의 마음을 얽매고 있다면 한 번쯤은 노력해 봤으면 좋겠다.

당신을 좋아해 줄 사람은 당신이 무슨 행동을 해도 손뼉 쳐주고 환호해 주고 사랑해 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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