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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Dec 21. 2023

우리가 그렇게나 달라?

세대 대통합

우리 집 식구들은 각자 서로 다른 세대들을 담당하고 있다.

X세대부터 MZ세대까지 다양하게 빠지지 않고 각자의 세대를 맡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집에서 같은 밥을 먹고 같이 대화를 하고 살을 맞대며 살고 있는데 무슨 문화가 이렇게나 다른지 이해가 안 될 때가 하루이틀이 아니다.

동생들과 나이 차이가 꽤 나는 터라 남동생, 여동생이 있는 나는 매일같이 문화 충격을 받곤 하는데, 남동생에게 받았던 문화 충격과 더 어린 여동생에게 받는 문화 충격이 또 달라 충격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요즘 세대의 아이들은 소비습관이며 예의범절, 가치관, 미래에 대한 생각 등 처음부터 끝까지 이전 세대와 다른 것 같다. 동생들과 이야기하면서도 셀 수 없이 많은 부분들에서 부딪히는데 그럴 때마다 듣는 대답은 ‘요즘 애들은 다 그래, 안 그런 애들이 없어’ 이것이다.


이래서 과연 우리 집의 세대 대통합이 가능할까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다.

우리가 그렇게나 다른 세상을 살고 있나? 몇 년 차이로 문화가 그렇게 달라지는 걸까? 안 그런 아이들은 그러지 않을 텐데 꼭 그 문화를 따라야 하는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요즘 MZ세대라고는 하지만 나도 Z세대인데... 왜 이렇게 소외당하는 느낌이 드는 건지...

어쩌면 이런 변화들에 내가 못 쫓아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 보수적인 편이라 더 이해를 못 하고, 이해를 안 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소위 말하는 ‘요즘 애들은 다 그런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다 보면 돈을 쓰는 씀씀이는 더 커져야 하고, 매번 유행하는 무언가를 따라 해야 하고, 따라 사야 하고, 어린 나이부터 살고 싶은 대로 되는대로 살아도 되는 것이다.

과연 그런 흐름이 요즘 세대에서 추구하는 문화가 맞는 것일까?


집에서 중간 세대를 맡고 있는 입장인 나는 동생들의 자유로워진 문화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그걸 걱정하는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이전보다 더 큰 자유가 생기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그 차이일 텐데 그 자유와 선택을 잘못된 방법으로 이용하며 합리화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첫째의 오지랖으로 동생들에게 제대로 된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문화가 조금 많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모두가 그렇다는데 어쩌겠는가. 스스로가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올바른 결정을 하면 되는 것이지.

나 또한 그런 시기를 지나 이만큼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그런 문화를 고수하려고 하는 이 세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일 테다. 아무리 옆에서 말해주어도 귀에 들리지 않고, 내 선택에 책임도 져보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보기도 하고, 몸소 겪어봐야만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가족들 모두 서로서로가 이해되지 않는 것 투성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부디 후회하지 않을, 최선의 선택을 하길 바라며 하루하루 단단하게 성을 쌓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도 다른 문화를 겪으며 살아왔지만 현재는 같은 세대를 공유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가족이라는 성 안에서 공유하는 문화나 가치관은 견고하고 한결같기에 각기 다른 우리가 하나로 수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세대를 살아온, 새로운 세대를 살고 있는 존재들이지만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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