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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와르 Mar 29. 2024

나를 믿는 나

나로 시작하여 나로 끝나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끝에 ‘너를 믿는다’, ‘네가 하는 모든 선택이 옳다는 것을 믿는다’, ‘힘든 시간이 와도 결국엔 네가 잘 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등 이런 믿음과 관련한 말들을 종종 한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무조건적으로 응원해 주고 어떠한 결과에도 늘 묵묵히 곁을 지켜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에 더욱 ‘믿음’이라는 말에 진심을 담아 전한다.


그런데 문득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믿음을 표하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는 얼마나 큰 믿음이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마음이 갈팡질팡할 때,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 믿음이 제일 필요한 순간 나를 믿어주는 것은 과연 누구였을까.

생각해 보면 나는 후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믿어왔지만 나에게는 조금 박했던 것 같기도 하다.

스스로를 믿고는 있지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계속 거두지 않는 의심에 믿음은 스리슬쩍 자취를 감춰버리기도 하였다.

믿음은 때로는 눈에 보일 듯 선명하여 큰 힘으로 다가오지만 또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아 믿음이 주는 힘을 잊기도 한다.

그래서 간혹 나는 본질을 망각하고 스스로를 의심하곤 한다. 잘하고 있는데, 잘해왔는데, 보이지 않는 믿음의 형체를 찾으려 하고 자꾸 허공을 맴돈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힘들 때, 내가 쓰러졌을 때, 길을 잃고 방황할 때, 결국 나를 일으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은 나에 대한 믿음이었다.

내 안에 수십 년간 뿌리내려 뽑히지 않을 단단한 기둥으로 자리한 믿음 말이다.

남들에게 건네는 믿음과 용기는 어쩌면 내 안에 크게 자리하고 있기에 너그러이 건넬 수 있는 마음이기도 하고, 관성이 되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나의 믿음을 들춰내고 싶은 나 자신에게 보내는 마음이기도 하다.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고, 믿어야 하는 사람은 결국 ‘나’이다.

나를 온 마음으로 응원할 수 있고, 응원해야 하는 사람 또한 ‘나’이다.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믿어주고, 응원한다고 하여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 없이는 어떠한 일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책임질 수 없다.


나를 믿어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의 처음과 끝에는 항상 내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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