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새로운 위협
뉴욕 지하 깊숙한 곳, 낡은 통신망과 전력선이 복잡하게 얽힌 폐허 속에서 윤하, 선우, 그리고 강 박사는 작전을 준비했다. 도시 전체를 뒤덮은 어둠과 혼돈 속에서, 그들은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만들어내려 했다. 시리가 윤하에게 남겨준 고대 문명의 지혜, 그리고 선우의 뛰어난 지반 공학적 지식이 결합되면 불가능한 일은 없을 거라는 믿음이 그들에게 생겼다.
"시리가 보여준 고대 문명의 에너지 회로도를 해독했습니다." 선우는 자신의 패드에 복잡한 도면을 띄우며 말했다. 그의 눈은 며칠 밤낮으로 이어진 작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바이러스의 파장을 역이용하는 반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로입니다. 하지만… 이 회로를 작동시키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강 박사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가진 비상 전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도시의 전력망은 이미 바이러스에 의해 마비되었고…." 윤하는 자신의 손에 든 유물 파편을 응시했다. "시리의 에너지가 있으면 가능해요. 고대 문명의 에너지를 이용해… 이 낡은 통신망을 새로운 에너지 회로로 만들어내는 거예요." 그녀의 몸은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호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선우는 윤하의 말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윤하 씨… 당신의 몸이 버틸 수 있을까요? 고대 문명의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면… 당신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의 걱정은 진심이었다. 윤하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 위태로워 보였다.
"괜찮아요." 윤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시리가 자신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던 순간을 떠올렸다. 시리의 희생은 단순히 힘을 전달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에 대한 마지막 믿음이자,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었다. "이것이… 시리가 저에게 준 사명이에요. 인류의 오만함이 만들어낸 재앙을… 인류의 지혜로 극복하는 것."
그들은 선우의 지휘 아래 반파장 회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낡은 전선과 통신 장비들을 이용해 복잡한 회로를 만들었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윤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자리 잡았다. 윤하의 몸은 마치 거대한 발전기처럼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의 고통은 극에 달했지만, 그녀는 고대 문명의 지혜를 떠올리며 그 고통을 이겨냈다.
바로 그때, 그들이 있는 지하 공간으로 '오션프론티어'의 드론들이 접근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들려왔다. 빅터는 그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반파장 회로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시간이 없어!" 선우가 이를 갈았다. "아직 회로가 완성되지 않았어요!" 강 박사는 자신의 총을 꺼내 들었다. "내가 시간을 벌겠다. 너희들은 계속 진행해!"
하지만 그들의 몸으로는 드론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드론들이 뿜어내는 섬광이 주변을 휩쓸었고,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때, 윤하가 눈을 감았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푸른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그녀는 시리의 의식과 온전히 하나가 되어, 고대 문명의 에너지를 이용해 반파장을 만들어냈다.
'에너지는… 생명을 지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윤하의 목소리가 푸른빛과 함께 회로 전체를 감쌌다. 반파장은 빛의 형태로 전력선과 통신망을 따라 도시 전체로 퍼져나갔다. 도시를 뒤덮고 있던 바이러스 파장이 윤하의 반파장에 의해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도시의 모든 불빛이 다시 깜빡이며 켜지기 시작했다.
'오션프론티어'의 드론들은 반파장에 의해 무력화되어 추락했다. 빅터는 자신의 거대한 탐사선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분노에 몸을 떨었다. 그의 눈앞에서, 그의 탐욕이 만들어낸 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있었던 것이다.
윤하의 몸은 반파장을 만들어내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지쳐 쓰러졌다. 그녀의 몸을 감싸던 푸른빛은 희미해졌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평화로운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녀는 해냈다. 시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