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2018. 12. 2 일

by 홍석범

2015. 12. 2



꿈속에서 나는 오리였다. 어쩌면 오리 날개를 가진 인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점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양 팔(혹은 날개)을 퍼덕였다. 천천히 하강했지만 물의 표면까지 내려가서는 다시 치고 올라왔다. 무엇인가에 쫓기고 있었고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했다. 두 다리(혹은 꼬리가 있는 엉덩이)를 뒤로 들어 올리고 가슴을 앞으로 숙이려고 노렸했다. 이편이 날갯짓을 하는 데 더욱 편하고 가벼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에서 깬 후 나는 실제로 새들이 그런 방식으로 비행을 하는지 의심스러웠다. 발 밑으로 늪과 숲과 바다와 듬성듬성 떠 있는 큰 바위들, 혹은 섬들이 끊임없이 지나갔다. 아름답고 우울한 풍경들이었다. 기묘한 염전 위를 날아가는데 얕은 해수면 밑으로 원판 모양의 조각난 소금 덩어리들이 수없이 많이 보였다. 각 조각들은 서로 다른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큼지막한 붉은 소금 조각을 두 발(혹은 날개 끝)로 옮겨 놓고 다시 떠오르자 누군가 나와서 그 조각을 제자리에 맞춰두는 것이 작게 보였다. 나무로 둘러싸인 호수가 가까워져 왔다. 그 한가운데에는 섬과 나무가 있었다. 그곳은 아마도 나의 집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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