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2019. 2. 10 일

by 홍석범

이번 설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본위였다는 데 있다. 그걸 깨트리지 못했고, 실상 그러기 위해 별로 노력하지 않았다. 점점 설득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었다. 훨씬 더 좋은 공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그 공간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상태로는 이미 끝나버린 느낌이 든다.


며칠 전 후버 교수가 우리에게 했던 말이 위안이 됐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것. 2018년 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나는 실망을 하게 될까, 아니면 더 큰 기대를 하게 될까?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면 좋겠다.






2016. 2. 10



면회를 온 가족. 내가 홀로 일상을 보내던 공간들에 두 존재가 겹쳐진다. 아빠는 여기저기 사진을 찍거나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보곤 하고 엄마는 내가 관찰했던 것들을 똑같이 보며 내가 몰랐던 여러 이름들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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