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2019. 10. 18 금

by 홍석범

두 시간도 안 돼 잠이 깼다. 줄타기 곡예사의 집에 대해 생각하다 곧 주제는 다른 두 개에서 네 개로, 다시 여덟 개로 옮겨갔다. 마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나오는 정원처럼. 온몸이 따끔거렸다. 머리를 감고 창문을 열었다. 파도 소리, 혹은 나뭇잎들이 바람에 진동하는 소리. 누우니 이마 바로 위에 달이 있었다. 불현듯 바벨의 도서관에 대한 어떤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고 잠시 그것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닌가 찬찬히 살펴봐야 했다. 약간 흥분된 상태로 메모를 한 뒤에도 해가 뜰 때까지 불면은 계속됐다.

매거진의 이전글2019. 10. 16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