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자를 연장했다. 이 말은 여기 온 지도 벌써 2년이 됐다는 뜻이다. 그동안 나는 두 개의 나름 만족스러운 설계를 했고 많은 곳들을 여행했다. 본다는 것은 다소 미심쩍은 것이어서 한 번 보고 난 뒤 그와 연결되는 어떤 기억, 혹은 잔상이 어디로 가버리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 그림들이 거대한 휘장처럼 빈 공간의 곳곳에 걸려 있다면 근사하겠지만 때때로 나에게는 휘장도 공간도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허무해지기도 한다. 내 상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산들바람에 부드럽게 진동하고 들리지 않는 웅얼거림을 간직하고 있는 그 전경들이 나를 끊임없이 바꾸어 왔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내가 2년 전의 나와, 그리고 어제의 나와도 다른 어떤 존재라면 기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