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2020. 8. 21 금

by 홍석범

똑같은 생각은 반복될 때마다 비현실적이 되어 자아를 위축시킨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집 계약부터 해지해버린 게 무모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이고 불안하긴 해도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바뀐 것은 아니다. 대략 500개의 사무소 중 일차적으로 선별하여 지원한 곳이 지금까지 세 곳이다. 이들 중 한 곳에서라도 연락이 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일정 기간 이후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면 다시 선별하여 이차 지원을 해야 한다. 그때부터는 더 이상 가고 싶은 곳이 아닌, 단지 일을 하면서 건축사를 준비할 수 있는 요건이 기준이 된다. 계속 내 마음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이 사실이다. 그것이 이성적인 판단이지만 나는 감정적으로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생각을 하면 고통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이상을 버릴 수 없는 나 자신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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