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읽은 하이데거와 데즈카 도미오의 대화록은 일본인의 입장에서 하이데거를 다소 지나치게 의식한 듯 하긴 하지만 그 자체가 자신의 언어관에 대한 하이데거의 살아있는 시범이라는 점에서 여타 글이나 강의록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자연스럽다. 실제로 두 시간가량 휴식 없이 일거에 읽을 수 있었고 아마도 그 시간은 두 대화자가 대화에 할애한 현실적인 시간과 거의 일치했을 것이다. 방금 쓴 문장을 보면서 레싱이 어떤 사물을 표현하기 위해 (하이데거의 말을 빌리자면 참으로 존재하도록 하기 위해) 시인은 실제로 그 사물이 제작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할애한다고 썼던 것이 기억났는데 하이데거에 따르면 시 짓는 행위가 언어의 말함을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측면에서, 즉 언어를 통한 시간의 공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일맥상통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독자는 작가와 일면 언제나 같은 시간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하이데거와 데즈카 도미오의 대화를 들었다고 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