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기

2020. 9. 24 목

by 홍석범

야스민 쌀밥에 소금과 참기름으로만 간을 해서 오니기리를 만들었다. 작년에 신 교수님이 사 온 타마고 간장과 물엿을 섞어 바른 뒤 구웠더니 그럭저럭 내가 아는 맛이 났다.


비가 올 것 같아 평소보다 삼십 분 일찍 조깅을 나갔는데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 단순한 사실에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에는 밤이 되면 정적 속에서 그 정적에 집중하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그것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어떤 생각, 독서, 글쓰기 따위의 것들로 도피하곤 했는데 지금은 이상한 말이지만 정적을 들으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더 이상 세 가지 모두를 못하게 된 것일 수도 있고 이제 네 가지를 할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순간에 나는 어떤 활동이 도래하기 직전의 안절부절못함과 마음의 안정을 동시에 느끼며, 이 사실이야말로 나라는 주체는 없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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