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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Nov 29. 2020

2020. 11. 28 토

어제 쓴 페이지를 찢었다.



 교수님은  생각을 확인시켜주었고 마음이 안정되었다.  프로젝트를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지나감으로써 나는 성장할 것이다. 지금까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마음은 거리를 두고 있었다.  마음은 항상 낯선 것에 거리를 둔다.


어제 H와 나는 서로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이 말은 그도 나를 어느 정도 파악했고 나도 그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는 뜻이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그런 일이 일어난다. 생각해보면 나는 처음으로 건축가(라는 존재)를 알게 된 것이고 그는 자신의 세계가 뚜렷하고 야망이 있는 전형적인 아틀리에 대표의 마인드로 나에게 이런저런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내 첫 사회 경험이다.


1. 그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프로젝트 아키텍트에 해당하는 업무다. 이것은 분명 경험이 없는 나에게 과분한 것이고 어떤 오해에 기반한 것일 수도 있으며 그는 나를 과대평가했을 수도 있다.

2.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는 나의 모든 걸 이 일에 걸라고 요구한다.


1은 기회의 문제이고 2는 태도의 문제이다. 1은 아마도 내가 감사해야 할 만한 일이고 2는 나 자신을 위해서 마땅히 할 일이다. 별로 배부른 소리 따위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간단한 것조차 쓸 수 있기 위해 감정적인 장광설을 소모해야 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신 교수님은 언제나와 같이 내 식대로 내 작업을 하듯 하면 된다고 말한다. 어차피 나는 그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다.


앞으로 의심스럽거나 지치는 상황이 온다면 다음 말을 잊지 말자. 건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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