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석범 Nov 29. 2020

2020. 11. 26 목

메일을 기다리면서 잠을 설쳤다. 다행히 서류는 합격했다고 한다.



AOK는 마침 사무소 바로 맞은편에 있다. 점심시간에 잠깐 들러 세금과 연금, 건강보험료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필요한 서류에 사인했다. 이러니 왠지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법적으로 내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여러 명목들은 이미 막디와 알베르토에게 들어 대충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나는 돌려받지 못할 연금을 매달 150유로 정도씩 내게 된다. 회퍼 씨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핸드폰으로 다소 어설프게 카드에 들어갈 내 얼굴 사진을 찍었다. 그는 내게 사진을 보여주려 했지만 어차피 이상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됐다고 했다. 그는 역시 남자들은 일하기가 편하군요라고 말했다.


그는 계산기를 두들겨 내가 받게 될 합계를 보여줬는데 예상했던 대로였다. DAAD에서 받았던 돈보다 250유로 정도 더 많다. 이것으로 새삼 존경하게 되는 것은 외국인을 데려와 자신들의 돈으로 먹이고 재우고 연구까지 시키는 독일의 열성이다. 나는 독일인들의 세금으로 세 학기를 다녔다. 고작 150유로 돌려주는 것을 아까워한다면 파렴치한도 못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0. 11. 25 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