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석범 Nov 29. 2020

2020. 11. 24 화

며칠  주문했던 웨이 프로틴이 도착했다. 살이  쪘으면 좋겠고 동시에  스스로에게 계속 운동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블랙 프라이데이 상술에 넘어가 5킬로 포대를  개나 샀는데 매일  끼마다 챙겨 먹어도 내년 여름까지 먹을  있는 양이다. 하라는 대로 두 스쿱을 우유에 타서 먹어보니 그냥 진득한 초코우유다. 초코우유를 매일  잔씩 마시는 걸로 몸이 커진다면 여기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것이다. 직장인이 되고 보니 이런 것들에 조금씩 관심이 생긴다. 학생 때는 설계 외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때는 설계 안에 휴지들로서 삶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설계와 삶이 나눠지고 처음으로 설계가 아닌 삶을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것인가? 이건 미야 상의 마지막 영화 제목이다.


-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마주치는 개를 산책시키는 할머니가 있다. 숲 가장자리를 돌아가는 비탈길로 나는 내려가고 개와 할머니는 올라온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다른 지점에서 교차한다.

우리가 그 비탈길 위의 모든 인접하는 지점들에서 빠짐없이 마주친다면, 즉 그 구부러진 길이 암시하고만 있던 모든 가능한 교차-경우의 수가 일어난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세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0. 11. 23 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