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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Dec 07. 2020

2020. 12. 4 금

도면을 인쇄해가자 마티아스는 여기다 그려도 돼?라고 물어본 뒤 이런저런 부분들을 고쳐주었다. 그에게는 어딘가 무조건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의 호탕함 때문일 수도 있고 목소리 때문일 수도 있고 안경 뒤에서 날카롭고 지적이게 빛나는 두 눈 때문일 수도 있고 이 모든 점 때문일 수도 있다. 그는 무뚝뚝하면서도 따뜻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전문성과 강함은 때때로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그가 대수롭지 않게 내게 자기가 아닌 내가 건축가이며 내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을 때 어쩌면 그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기 때문에 더욱 그 말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나에게 힘을 줬다. 전문적이고 지성적임에도 자기 본위와 안하무인에 빠지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목표로 하되 불행히도 내가 결코 그런 인간이 될 수 없다면 최소한 그와 같은 동료가 옆에 있어주기를 바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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