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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Jan 01. 2021

2020. 12. 31 목

함부르크로의 짧은 여행은 아주 유익했다. 거대한 도시와 배들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티뮬레이션을 준다. 며칠 전부터 이 단어에 대해 생각했지만 적당한 한글 단어가 없다. 이튿날에는 트라베뮌데와 니엔 사이의 해안을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었고 그건 세척 작용이나 마찬가지였다. 머릿속 곳곳에 껴 있던 때가 씻겨 나갔다.

정신은 다시 그물처럼 풀어헤쳐졌다.

이 상태가 루틴에 영향받지 않고 지속될 수만 있다면.


어제 H 아주머니에게 얻어온 떡과 고기를 볶아 점심으로 먹고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기를 돌리고 세면대를 닦고 바닥을 걸레질하고 빨래를 널었다.  모든 것을 결의적인 태도로  신중하게 했다. 행위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언제 행해지느냐에 따라 그것은 의식이 되기도 한다. 계속 싸락눈이 내렸는데 풍경은 마치 움직이는 엽서처럼 보였다. 숲과 하늘은 칠흑 같지만 눈이 쌓인 정원은 달빛을 받아 유령처럼 빛난다. 나는 그것이 항상 신기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적어놓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40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할 것

운동을 꾸준히 할 것

부모님과 여행할 것

경제적으로 사고할 것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

전문적이 될 것


그 외 계획한 일들의 끝을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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