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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Jan 27. 2021

2021. 1. 26 화

헤어 괴테와 두 번째 미팅. 순간적으로 많은 정보를 이해하고 또한 전달하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머리가 약간 지끈거렸지만 독일어가 수월하게 튀어나온다고 느꼈다. 그것이 착각이 아니길!


헤어 괴테는 숙련된 기술자로 우리 사무소의 거의 모든 설비를 맡아서 하는 듯하다. 때문에 그는 그의 집에 대한 구상을 이미 머릿속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가지고 있고 설비적인 측면에서 중수를 재사용한다든지 태양열이나 지열을 채집하는 등의 여러 사항들을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나는 그의 요구 사항에 맞춰 도면을 잘 그리기만 하면 된다. 이건 빌바오와는 또 전혀 다른 상황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물론 그는 마렉과 로버트의 의견을 개무시하기 때문에 디자인적으로 그가 다소 투박하고 실리적이게 단순화시키거나 아예 생략해버린 부분들을 마찬가지로 자신의 원안에 꽤나 완고한 의지를 지니고 있는 그들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문제가 종종 골치 아프기는 하지만 그 또한 일종의 재미있는 연습이다.


헤어 괴테는 나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준  그런 것들을 내가 전부 여기에 자세하게 그릴 필요는 없으며 이것이 지어질 때까지 내가 남아있다면 현장에서 직접 보고 알게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 말은 숙련된 기술자만  있는 종류의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한국인임을 그가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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