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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Feb 11. 2021

2021. 2. 10 수

아침에 전화를 건 H는 KWK를 엎겠다고 했다. 어제 하루 종일 그 난리를 친 것이 무슨 뻘짓이었나 싶었지만 그저 알겠다고 했다. 사실 별로 아쉬운 기분도 들지 않았다. 속이 계속 욱신거릴 뿐이었다. 자는 내내 뱃속에 뱀이 있는 것 같았다. 의사가 체기로 3일씩이나 병가를 써준 것은 잘 된 일이라고, 나도 생각을 좀 정리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다시 한번 판단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한국은 이제 구정이다.



후버는 내 얼굴이 불행해 보인다고 했다. 최근에 C에게서 비슷한 얘기를 들은 후 두 번째다. 아마 그 순간에 나는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단지 내가 그 계획을 실행하는 데 너무 빨리 지치지만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확실히 지난달과 지금의 나는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활동적으로, 그리고 의지적으로.


자기 전까지 일단 초상을 읽을 것이다. 꼬인 위장 덕분으로 오늘은 느긋하게 그렇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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