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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Mar 07. 2021

2021. 3. 6 토

어제 막달레나의 최종 발표가 있었는데 마침 세미나가 시작하기 전이라 나도 참석할 수 있었다. 이제 반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작업을 보는 것은 새롭고 자극이 되었다. 이것은 다시금 건축 활동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예전에 K가 언급했던 스튜디오 설계와 사무소 설계의 괴리를 최소화하려는 시도가 운영 방식에 대한 첫 번째 철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비단 시간과 돈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쨌든 막달레나는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결과물에 만족한다고 했다. 발리서는 그녀의 작업에 대해 놀랍도록 정확하게 요약하는 말을 했는데 나는 막달레나와 통화하면서 문득 거의 8년 전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그린 도면들을 보고 도미이 교수가 나에게 했던 비슷한 취지의 말, 즉 공간은 단면이라는 인상적인 말을 떠올렸고 그걸 전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 그녀는 부모님의 캠핑카를 타고 알베르토와 일주일간 독일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것이라고 했다.


헤어 빌리히와 나의 현재 비자에 대한 문제와 두세 달 안에 일어날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4월에 일이 끝나면 집을 알아보고 이사 등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일단 5월까지 머무르면서 5월 초쯤 6월의 상황에 대해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 그전에 일이 구해진다면 5월 중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조금 더 오래 이곳에 있으면서 새로운 계획을 짜야 할 것이다. 얘기는 집 문제에서 나의 실무 수련과 헤어 빌리히의 경험들, 다시 나의 가족에서 헤어 빌리히의 주말 별장들로 넘어갔다. 그는 카나리 제도에 있는 자신의 집 사진들을 보여주며 나에게 너무 깊이 고민하지 말고 5월쯤 여유가 생기면 오십 프로 할인을 해줄 테니 일주일 정도 이곳에 다녀오라고 했다. 나는 지금으로서는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카나리 제도의 사진들과 코로나 관련 입국 제한 상황, 비행기표 등을 알아보며 행복한 상상에 들뜬 상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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