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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May 10. 2021

2021. 5. 7 금

I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비. 회색빛의 한적한 운터 덴 린덴을 걸으면서 오랜만에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싶다.


II

두스만에서 한동안 책 구경. 베를린에 관련된 책을 두 권 샀다. 한 권은 연극 평론가의 일기고 다른 한 권은 독서 유혹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작가들이 베를린에 대해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 쓰도록 추동하는 이 도시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고 이해하기 위해 쓴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이것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시의 매력이 된다.


III

작품들에는 별 관심이 없는 채로 슈프뤼트 마거스의 이층에 앉아 있는데 하늘이 서서히 개고 다시 해가 비치기 시작했다. 알렉산더플라츠를 가로질러 집까지 칼 마르크스 알레를 쭉 걸어오면서 계속 사진을 찍었다. 베를린 저널이라는 시시한 제목의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나를 들뜨게 했다.


IV

드디어 롤랑의 석판화를 위해 액자를 맞췄다. 지금 그것은 내 침대맡에 놓여 있고 그 그림을 보는 것은 나에게 매번 기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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