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석범 Jun 20. 2021

2021. 6. 8 화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문 앞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데 소피아와 그녀의 남자 친구 미치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소피아가 나를 불렀고 나는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미켈라는 뛰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들어갈까 아님 조금 혼자 있고 싶은 거야? 나는 잠시 혼자 있겠다고 했다. 잔디밭에 멍하니 누워 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할로? 할로? Alles in Ordnung? Sind Sie OK? 나는 고개를 들어 모르는 남자를 쳐다봤다. 그럼요 전 괜찮습니다. 십 분쯤 더 누워 있다가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 소피아와 미치는 좁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아침에 바로 앞 나뭇가지에 뻐꾸기가 앉아 있었다고 했다. 그들은 그 뻐꾸기를 자기들이 키우고 있지만 대부분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곧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미켈라가 들어왔다. I did 10 km today. 소피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미켈라가 샤워를 하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곧 미켈라의 동생 마테오가 도착했고 우리는 으깬 브로콜리와 치즈를 넣은 카넬로니를 먹었다. 소피아는 바덴바덴의 한 극장에 취직해서 조만간 이사할 거라고 했고 나는 도시 바덴바덴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함께 맥주를 사러 주유소로 가면서 미치는 넋두리를 늘어놨다. 로스톡 출신인 그는 지금도 장거리인 연애가 더 장거리가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칼스루에와 슈투트가르트의 극장에 지원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조명 기술자인 그는 극장에서 소피아를 만났다. 그는 슈투트가르트가 어떤지 물어봤는데 내가 그냥 적당히 작고 별 볼 일 없는 보통의 도시라고 하자 그는 내가 로스톡 출신이란 걸 잊지 마 라고 말했다. 물론 로스톡보다는 크지. 하지만 베를린하고는 비교할 수 없어. 내가 대답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1. 6. 5 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