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붓자국을 보면서, 그것이 너무도 단순하고 신비로운 방식으로 산의 모서리를 그림으로 변형시키는 활동을 보면서, 그와 똑같은 (왜냐하면 그것은 아키타입으로서의 붓자국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붓자국을 더욱 자세히 보기—확인하기—위해 창문이 없는 주립미술관에서 그 순간 그랬던 것처럼 거의 끌려가다시피 가까이, 아주 바짝 다가갔던 리히터의 또 다른 풍경—그가 즉석 사진을 보고 그린 오일 페인팅—을 떠올렸다. 왜 호들러를 좋아하는가? 또는 왜 리히터를 좋아하는가? 그림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를 보러 가기 전 셰익스피어 앤 선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을 사 읽기로 했는데 그건 휘트먼이었다. And he speaks to me: loafe with me on the grass . . . .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카페 구석에서 영어로 된 추리소설들에 둘러싸여 서서히 몰려오는 졸음과 싸우며, 혹은 그것을 즐기며, 휘트먼을 계속 중얼거렸다. 그러다 몬스터를 떠올렸고 그것의 본질적인 즐거움과 인물들에 대해 생각했고 텍사스의 목장들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을 때 문득 헤이덕도 휘트먼을 중얼거리고 있었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