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째. 서울에도 베를린에도 칫솔이 구비되어 있는 것이 평행우주다. 삶을 구획화하는 것은 이상하고도 재밌는 일이다. 그건 언어처럼, 즉 하나가 둘이 되는 것이 아닌 하나가 반과 반이 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아마도 피로감과 육체의 영향이 있었고 4시쯤 깨어 동이 틀 때까지 어스름 속에서 천장을 보고 누워있는 시간의 영향도 있었다. 해가 떴고 그런 것들은 곧 사라졌다. 길거리의 나무들과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아무래도 좋지 않은가 되뇌었다. 그리고 마음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