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이 코로나 투병 기록을 쓰라고 한다. 그러나 증상은 아주 미약하게 시작하여 지금은 간헐적으로 잔기침만 날 뿐이고 새로운 경험이라고 해봐야 하루 정도 후각과 미각이 둔해진 것을 느낀 정도였다. 그날 카레를 했는데 지금 기억으로 짠맛밖에 느껴지지 않았고 다 먹고 난 후에야 그것이 바이러스의 영향일 수 있겠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백신을 세 번이나 맞았는데도 걸렸다 보다는 세 번이나 맞아서 그래도 이 정도다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아침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물이 끊긴다고 했기 때문에 7시에 일어났다. 씻고 환기를 시킨 뒤 키트로 검사했는데 역시나 양성이었다. 집 근처 슈퍼 앞에 세워진 테스트 센터에 나가 한 번 더 검사를 한 뒤 슈퍼까지 간 김에 양심의 가책 없이 장도 봤다. 십오 분 뒤 도착한 결과지를 첨부하여 회사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메일을 보냈다. 아프지 않으니 계속 일을 하겠다고 썼다. 이주 정도 재택근무를 더 하고 나면 벌써 2월도 끝이다. 어제는 끈적한 콧물이 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목이 아팠던 것은 하룻밤이고 이부프로펜을 몇 번 먹으니 금방 괜찮아졌다. 평소대로 일을 하고 샤워를 하고 밥을 먹었다. 8시만 되면 졸음이 몰려오는데 감염된 피로감이라기보다는 아직 가시지 않은 시차의 여파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