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석범 Jun 06. 2022

2022. 6. 5 일

햇볕이 작열하고 온갖 사람들이 무언가를 위해 흥정하는 마우어파크 벼룩시장에서 릴케의 일기를 샀다. 책 머리는 빛바랜 연두색이고 앞표지 가운데 금색 이니셜 R.M.R.이 찍혀 있다. 누런 종이에서 오래된 책방 냄새가 나는 가벼운 책이다. 돌아오는 트램 안에서 처음 펼친 부분의 몇 문장을 여기에 번역해둔다.


나는 이곳에 어떠한 기억도 없다.  눈은 감기지 않는다.  시선은 모든 움직임을 따라 크게 가고 모든 평정 속에서 체류한다. 그리고 움직임과 평정은 끝없이 많다. 이곳의 사물들은 무한한 단순함으로 우리를 붙잡고 나는 기꺼이 그들에 붙잡히려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2. 6. 4 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