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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국악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 2

2020-12-31 09:15:19

나는 국악을 잘 모르지만, 이 시대의 대중 음악가와 전통 국악인이 잘 교류해서 타협점을 만든다면, 충분히 국내 시장의 메인 스트림에 안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 세계인이 주목할 잠재성이 있다고 자신한다. 

국악 자체가 지루한 음악이라서가 결코 아니다. 

그 당시에는 그러한 양식과 정서가 맞았기 때문에 창작되어 지고, 기록까지 해서 다음 세대에게 들려 주고자 한 것이다.

한 시대의 판을 장악하고 있는 대중들의 정서란, 기존의 접하는 문화와 환경, 사상에서, 다른 문화가 유입이 된다던지, 제도적, 물리적 환경의 변화 등,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얼마든지 바뀔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의 변천사를 시간적, 시대 별로 분류해서 저마다의 틀과 장르를 규정하지 않았나. 

구체적으로 클래식에서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파, 낭만파, 국민파의 분류가 한 예인 것이다. 

시대 별로, 앞에서 열거한 변화들로 인해, 사람들의 정서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고, 음악가들도 그 정서에 맞는 음악을 내 놓아서 유용하게 쓰이고, 기록까지 이어진 것이다. 

대중들이 즐겨 듣는 만큼, 기록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 시대의 대중들의 애환과, 아픔을 달래 주고, 그 것을 극복하는 희망의 소리를 선사해야 한다.

나는, 사탄을 숭배한다는 헤비 메탈이나, 테크노, 일렉트로닉 음악, 힙 합 따위의 음악을 전혀 듣지 않지만, 그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시대 대중들의 아픔을 만져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악은 어떤가? 

그마저도 할 수가 없다. 

그저, 박물관 속의 박제로써, 선조들의 과거 모습을 보여 주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런데, 대중들한테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국악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대중들의 인기와 관심을 달라는 것인가.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자. 

여러 분들은 영화 서편제 속 판소리가 듣기 좋은가? 

그 창법이 좋은가 말이다.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싫다. 그 것은 아파서 짜내는 소리기 때문이다. 

그 판소리 속에는 한(恨)과, 인간 내면 속 깊이 묵고 찌든 아픔과 슬픔을, 몸을 짜내서 내는 소리다. 


내가 국악을 몰라서일까? 

왜 소리꾼을 아프게 해서 청자가 들어야 하는가? 

그 소리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 것이 아픔을 승화시킨 소리라면, 그 걸 들은 청자는 분명히 희망을 얻고,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인류애적 감동을 느꼈을 거라 확신한다. 하지만, 나는 그걸 느껴 본 적이 없다. 

그저, 아픔의 만연함 뿐이었다. 판소리의 단적인 것만 보고 평해서 내 의견이 잘못됐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현재 대중들은 국악을 외면하고 있고, 이유야 어찌 됐든, 국악이 인기를 바란다면, 대중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그들이 뭘 요구하고, 뭘 필요로 하든, 그 것을 채워 줄 수 있는 소리를 만들고 역할을 해라. 

대중들이 필요한 역할을 국악이 하고 있는데, 대중들이 국악을 외면한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런 노력을 하기 싫다면, 그저 소수의 국악인들끼리만 즐기길 바란다. 

대중들에게 인기와 관심을 바라지 말란 말이다.


이 세상에는 음악들이 많고도 다양하다. 

심지어, 클래식은 몇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생명을 이어 가고 있다. 

거의 원형 그대로. 

각자 인기가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 

헌데, 국악인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입이 안 된다는 이유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인가?

안 쓰이면 안 쓰인 대로 놔 둬야 한다. 

왜 현대식 진공 청소기를 쓰면, 힘들이지 않고도, 청소가 간편한데, 아직도 일일히 걸레, 빗자루를 써 달라고 하소연인가.


우리 민족 고유 음악이라서, 전통이라서 중요한 게 아니다.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들에게는 장르가 뭐든, 아티스트가 누구던, 어느 나라 음악인 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듣기 좋은 음악을 선택하지. 

그 대중들의 선택지와 관심의 영역에서 꼭 국악이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꼭 국악이 아니어도, 대중들의 기호를 충족할 음악은 넘쳐서 허우적 대는 수준이니까. 

대중들이 음악을 듣는 기준은 애국심이 어떻고, 전통이라는 이유는 중요치 않는 것이다. 

국악이 대중들의 인기를 바란다면, 이러한 현실 파악부터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하고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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