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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클래식 거장을 평가하다: 베토벤

2020-12-31 09:43:39

베토벤: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베토벤의 운명과 환희를 떠 올릴 것이다. 

바흐도 분명히 클래식의 대가이기는 하나, 익숙한 것은 베토벤의 이미지이다. 

그만큼 베토벤은 클래식의 아이콘을 상징한다. 

잘 알려 진 대로 베토벤의 일생은 고난과 좌절의 반복이었으나, 그러한 자신의 운명에 굴하지 않고, 돌파해서 음악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강인함을 보여 줬다. 

괴팍한 성격과 자존심이 상당히 강해서, 귀족에게도 쉽사리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고 한다. 

신경질적이고, 주변과 절대 타협하지 않고 화를 내는 모습은, 음악 대가들의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나타 날 때 대표적인 모델로 베토벤이 잘 쓰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러니, 주변에서 베토벤을 좋아 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러한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그는 불후의 명곡을 탄생할 수 있었다. 

자신을 후원하는 귀족들 입맛에 맞게 곡을 써 냈다면, 그는 그 시대를 살아 가는 그저 그런 음악가 중의 하나로 기억되고 말았을 것이다. 

후원자의 기호 대로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쉽고도, 자연스런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베토벤이니까 그 게 도리어 더 어려웠을 것이다. 

자신은 거장인데, 왜 누군가의 하수인 노릇으로 그들의 재롱잔치를 벌여야 한다는 말인가. 


실제로 그의 음악에서는 자신의 운명에 저항하는 의지와, 어떠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돌파해 나가는 강인함이 묻어 나온다. 

그 스스로 영웅적 기질이 상당했었고, 본인 스스로도 그러한 자신의 면모를 잘 알고 있었기에, 누구에게도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것이다. 

베토벤 작품 중의 에로이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당시,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황제의 권좌에 앉자, 대단히 실망했다고도 전해 지는데, 당시 시대상과 현실에도 상당히 관심이 많았던 듯 하다. 

보통, 음악에만 파고 들다 보면, 현실의 흐름과는 동떨어 지게 마련인데, 베토벤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현실감이 있었다. 

나폴레옹을, 당시 혼란스러웠던 유럽의 질서를 바로 잡아 주는 영웅으로 기대를 한 듯 하다. 

베토벤은 그 시대의 정치적 이념과 노선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사조적 관점에서의 베토벤은, 바로크 양식에서 벗어 난, 고전파로 분류되는 베토벤은, 바로크의 화려한 장식을 털어 낸 듯 한, 한결 정갈한 음악 양식을 보여 준다. 

대표작인 운명은 가히 거장적 면모를 잘 보여 준다. 

위압적이고 중후한 무게감, 운명이라는 인간의 심각함을 표현한 이 작품 하나로, 베토벤의 역경의 삶 속에서 엄청난 고뇌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합창으로 너무 유명한 환희는, 그 스스로가 청력을 상실한 말년의 작품이다. 

거기서 여러 분들은 어떤 환희를 느꼈는가? 

그는 자신이 살아 가는 유일한 희망의 끈이었던 음악 마저도 청력 상실로 좌절할 뻔 했으나, 마침내 그마저도 극복하는 강인함을 보여 줬다. 

환희라는 곡은, 이러한 극도의 고난과, 진정한 답을 찾고자 하는 고뇌 끝에 맞이하는 영광의 환희인 것이다. 

환희는, 아이들 소꿉장난하면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잔재미가 아닌 것이다. 

환희는, 베토벤의 눈물과 인내, 창작의 진통, 작품에 대한 순수한 열망으로 빚어 낸 인간 승리의 작품인 것이다. 


그는 거장의 칭호를 들을 자격이 있는, 실로 위대한 영혼이다. 

오늘 날, 많은 이들이 아직도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대중 유행가는 고작 몇 개월을 채 못 가지만, 클래식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꾸준히 회자되고, 연주되고 있다. 

그 한 가운데에는 베토벤의 작품이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불후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한다. 

그는 비록 힘겨운 삶을 살다 갔지만, 후세의 많은 이들이 아직도 베토벤의 작품을 듣는다. 

교과서에 그의 음악을 필수적으로 가르치고, 그를 진정한 음악의 거장이라 칭한다. 

그의 데드 마스크를 보았는데, 고단스러운 표정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이제 짐을 내려 놓은 듯 한 초연함이 느껴 졌다. 

이제 그 평온함 속에서 후인들이 자신의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는 것을 지켜 보고는, 자신의 삶이 보람된 생이었으며, 후회없노라고 미소를 지을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 진 역경을 거부하지도, 회피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 드렸다. 

그로 인해 빛나는 영광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고, 혼신을 불태워 작품 속에 자신의 영혼을 불어 넣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리가 베토벤의 작품을 아직도 잊지 않고 널리 접하다는 것은, 그의 육체는 흩어 졌지만, 그의 작품 속에 불멸하는, 위대한 영혼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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