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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음악과 정신 탐구 2: 음악의 식견 확장

2020-12-31 10:56:09

음악 내에서도 다양한 아티스트, 장르를 섭렵하라. 

보통, 음악을 오래 들은 애호가라고 한다면, 특정 장르 몇 가지에 국한된 경우를 많이 봐 왔다. 

폭넓게 듣는 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음악을 편식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듣는 장르와 아티스트가 최고라고 치켜 올리는 반면, 다른 장르나 아티스트를 무시하는 외골수, 고집쟁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내가 좋은 건, 그 음악과 내가 맞으니까 좋은 것이고, 내 수준이 올라 가거나, 내가 다른 음악을 접하게 되면, 그 좋고, 훌륭함의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 질 수 있는 것이다. 

나한테 클래식이 최고라고, 다른 사람한테도 그래야 하나? 

클래식이 최고기 때문에 이 세상에 클래식 음악만 남는다면 어떻게 될까? 

끔찍할 따름이다. 


내 편협한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재단하거나, 잘못됐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음악의 장르와 아티스트가 그토록 다양한 것은, 이 세상이 그만큼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공존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 것을 인정하고 받아 들여야 한다. 


대중가요가 저질이라고, 유치한 음악이라고 평하지 말라.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는 음악의 일부다. 

아무리 대단한 수학 학자라도, 구구단부터 외웠다. 

오늘 날 수준있는 클래식을 접한 애호가도, 대중 가요, 유행가부터 접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나 자신도 이러할 진데, 왜 내가 듣기 싫다고 타인이 듣는 음악을 질낮다고 평가하는가. 

그래서는 안 된다. 

내가 오늘 평한 명작이 나에게, 모두에게, 영원한 명작이 될 수 없다.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를 들으면서 식견을 넓히고, 포용력을 키워라. 

현재 내가 둘러 친 음악적 울타리를 벗어 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 

다른 그래야 내가 성장한다. 


내가 음악을 들을 적에 록이 뭔 지, 재즈가 뭔 지도 모르고 들었다. 

사람들이 어떻다고 평가한 데에 듣기는 했지만, 그 깊은 맛은 모르는 것이다. 

몇몇 명곡들을 듣고 나니, 재즈란 이런 느낌이구나, 록이 이런 거구나, 할 수 있다. 

그렇다. 그런 것처럼 다른 장르나 아티스트를 거부하지 말고 덤벼 보라. 

알아서 좋은 게 아니고, 좋고 나서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좋다고 느끼는 장르가 있는 반면, 거부감이 들거나, 별로라는 음악으로 규정하는 순간, 나는 울타리를 치게 된다. 

나는 클래식을 듣는다, 블루스를 듣는다, 하면서. 

이 세상에 음악 말고 즐길 거리가 많고, 그 음악 내에서도 아티스트를 일일히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작품들이 많은데, 왜 이 풍요로움을 거부하면서, 고립에, 고립을 자초하는가? 

당신이 거부감이 들었던 장르의 유명 명곡들을 꽤 듣고 나서도 싫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할 말이 없다. 

당신은 할 만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단순히 몇 곡 듣고 그친 거라면, 조금 더 시도를 해 보길 바란다. 

아주 좋다고는 못 해도, 괜찮게 들렸다고만 해도 수확 아닌가? 

처음에는 심심하고, 거부감도 들겠지만, 내가 울타리를 깨려고 하고, 수용적인 자세로 듣다 보면, 조금씩 좋게 들리기 시작하는 곡이 나타날 것이다. 

도중에 별로이거나, 흥미롭지 않는 곡은 과감하게 일단 건너 뛰어라. 

그 곡의 아티스트, 앨범을 기록해서 해당 아티스트의 다른 앨범을 들어 보고, 그 다음에는 그 아티스트와 동시대에 비슷했던 스타일의 아티스트를 들어 보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해당 장르 내에서 시대적으로나, 약간 스타일이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들어 보는 식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차츰차츰 다른 장르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다. 


더욱 쉽게 하는 요령도 있다. 

처음부터 타 장르를 도전하려고 하면, 무엇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막막하다. 

처음에는 해당 장르를 잘 아는 지인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그 특정 장르에서 유명했던 대표적인 아티스트나 명곡을 찾는다. 

아티스트를 특정했다면, 일단 어렵지 않게 베스트나, 히트곡 컴필레이션 앨범을 들어라. 

그 중에 괜찮은 곡이 있다면, 그 곡이 원래 포함됐던 앨범을 들어 본다. 

그러고 나서, 예전에 별로라고 생각됐던 곡들을 들어 보라. 정말 걸작인 지, 졸작인 지는 여기서 판가름난다. 


  

우리는 특정 장르의 일부만 접해 보고서 별로라고 생각하진 않았는가. 


어느 정도 교감이 됐다면, 과감하게 해당 장르 내에서 변방, 군소 장르, 알려 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을 들어 본다. 


그 후에는 다는 사조, 시대, 양식으로 들어 본다. 


개 중에는 시원찮은 곡도 있지만, 이 데이터 또한 당신에게는 자산이다. 


걸작은, 졸작의 또 다른 모습이다. 


동전의 양면인 것이다. 


흑을 알아야 백을 알 수가 있다.


많이 들을 수록, 각 아티스트의 개성이 뭔 지, 스타일이 뭔 지, 음악에 대한 철학, 심지어 그 아티스트의 미묘한 버릇까지도 꿰뚫게 된다. 


정규 앨범만 듣지 말고, 라이브 영상도 보고, 인터뷰나 가십 거리도 다각도로 접해 보라. 


이 정도 깊이를 더 하면, 당신은 해당 장르의 대가, 전문 비평가의 식견을 가지게 된다.




이 새로운 모험은 참으로 신선하고 재미있다. 


음악을 즐기는 와중에 당신은 이제부터 새로운 음악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당신에게 더 이상 그 장르, 아티스트는 즐기지 못 하는 음악이 아니다. 


당신은 풍요로워 졌다. 


애호가들끼리 깊이있는 대화도 막힘없고, 심지어 그들조차 모르는 점도 알고 있으며, 더 나아가 훈수까지도 할 수 있다. 


음악도 얻고, 같이 음악과 지식을 공유하는 인맥도 얻은 것이다. 


혹시 아는가? 


이 사람들과 나중에 밴드를 결성해서, 나또한 우러러 보고 극찬하던 유명 아티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티스트가 될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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