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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음악과 정신 탐구 3: 音樂道

2020-12-31 11:04:26

음악이란,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인류의 의식성장 과정을 지켜 볼 수 있는 하나의 단면이다. 

원시 때 돌맹이로 쇠나 나무를 두들기면서 내는 원초적인 음악부터, 수년 간 단련된 전문 연주가 수십 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는 복잡하면서도 아주 수준높은 음악의 절정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발전하면서 음악또한 그와 함께 발전되어 왔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이 우리를 더욱 성장시키고, 그 발전된 인류가 더 성숙한 음악을 만드는 순환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음악을 잘 활용해서 섭렵한다면, 그 어떤 명문대나 유명강사에게서 배울 수 없는 정신적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감히 도라고 말하고 싶다.


  

초보적일 때는, 음악의 외적인 형태, 곡의 형식이나 박자, 코드, 악기 편성 등을 평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더욱 깊이 들어 가면, 그러한 곡과 소리를 표현한 근본, 아티스트의 내면으로 들어 가게 된다. 


그가 어떠한 정신 상태에서 뭘 보고, 겪고, 체험했는 지, 그가 진정 표현하려 하는 것이 무엇인 지, 그가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 메시지가 무엇인 지를 짚어 보게 된다. 


한정해서 한 번 다뤄 보자. 


인류의 음악 역사의 변천사가 아닌, 한 아티스트에 국한해서 말이다. 




아티스트가 꾸준히 작품을 내 놓았는데, 년도 별로 분석을 하면, 개인적인 삶의 행보, 사상과 가치관이 변화, 발전, 혹은 쇠퇴상을 지켜 볼 수 있다. 


작게는 스타일의 변화, 악기의 편성, 주법, 창법의 변화, 밴드의 경우는 멤버가 바뀌면서 전작과 달라진 소리, 교체된 멤버의 개성, 스타일의 방향성이 어떻게 바뀌는 지를 지켜 볼수가 있고, 크게는 장르의 변화, 가사 내용의 변화는 큰 변화인데, 왜 아티스트가 자신의 익순하고 편한 장르 영역에서 탈피하고, 쉽지 않은 모험을 했는 지, 왜 기존의 평화롭고 서정적인 가사 내용에서, 투쟁적이고 절규하는 심각한 가사 내용을 쓰게 됐는 지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통해 무엇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느냐면, 그 아티스트의 삶의 변화, 시대상, 깊은 사상까지 볼 수 있는 것이다. 




음악 자체에 주목할 게 아니고, 그 음악을 만든 아티스트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듣고 즐기면서 소비하는 방식을 뛰어 넘어야 한다. 


그러려면, 아까도 얘기한 것처럼, 수용적인 자세로 폭넓고 다양하게 음악을 접해야 가능한 것이다. 


다양한 음악가들의 천태만상을 한 자리에서 쉽게 섭렵이 되는 시대이다. 


한 장르와 멤버, 창법, 주법, 한 스타일로 평생을 고수하는 아티스트가 있는 반면, 거의 매 앨범마다 장르를 달리 하거나, 멤버를 바꾸는 아티스트도 있다. 


정기적으로 꾸준히 앨범을 내는 다작가이나, 변변히 내세울 게 드문 아티스트, 딱 한 곡만으로 그 장르와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 아티스트도 있다. 


이처럼 많은 곡들을 폭넓게 수용하면, 대해와 같은 음악의 세계도 명료하게 분류하고, 세세하게 평가할 안목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안목이 있어야 작품의 큰 변화, 아티스트가 어떻게 삶의 어떤 변화를 겪고, 침체기와 상승기가 어떻게 오게 되는 지, 침체기를 맞이하면서 겪은 고뇌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려는 어떠한 시도를 했는 지, 상승기라면 그의 어떤 강점이 내재되었는 지, 그리고, 아티스트가 이러한 유형의 작품을 내는 데에 배경은 무엇인 지, 성장 배경에서 형성된 사고 방식과 관습, 문화, 가치관, 음악 철학, 어떤 부류의 사람이었는 지까지 다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작품만 듣는 것으로는 무리이고, 작품을 발표했을 당시에 기록됐던 인터뷰라던가, 가십거리, 활동상, 평론가들의 평가들도 다각도로 접해 보면, 아티스트와 작품을 통괄해서 파악 가능한 것이다. 




음악을 단순한 소리의 기호품을 넘어, 아티스트의 깊은 내면과 교감하고 나를 성장시키는 훌륭한 도의 방편으로 승화하는 것이다. 


음악 뿐 아니라, 우리게에 주어진 모든 것이 마찬가지이며, 이러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 볼 때, 우리는 모든 것을 긍정하고 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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