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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음원과 저장 매체에 따른 음질 차이 2: 바이닐

2020-12-31 11:37:21

LP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릴 테이프 다음으로 보편화된 기록 매체이다. 

릴 테이프보다는 부피가 줄고, 안전하게 정보를 기록할 수 있고, 음질 또한 릴 테이프에 버금 간다. 

이러한 장점으로, CD가 나온 지금도 바이닐을 선호하는 매니아들이 많다. 

이따금씩 아날로그 특유의 부드러운 감성으로 바이닐이 유행을 타기도 하는데, CD는 디지털이라 딱딱한 소리고, 바이닐은 부드러운 소리라는 이유에서이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를 뚜렷히 구분할 수는 없다.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실제로, CD와 바이닐을 블라인드 테스트한 결과, CD가 더 듣기 좋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나.

CD는 디지털 매체라 음악을 모 아니면 도로 표현을 한다. 

어중간한 개, 걸, 윷은 모 아니면 도에 가까운 걸로 따라 붙게 된다. 

언뜻 듣기에는 정확하게 들릴 수는 있겠지만, 가운데에 있는 개, 걸, 윷은 모 아니면 도로 표현한 것인데, 이 것이 어떻게 정확하냐고 애호가나 전문가는 반문하는 것이다. 

아날로그는 도, 개, 걸, 윷, 모, 모든 걸 표현해 낸다. 

디지털은 흑과 백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아날로그는 그러한 경계가 없다. 

그래서 아날로그 예찬론자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음질적으로도 CD보다 우위에 있다. 


CD가 16비트에 44100hz이지만, 바이닐은 24비트 192000hz이다. 


바이닐이라고 원본을 완벽하게 구현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원본에 가까운 고음질을 들려 준다. 


물리적으로 담을 수 있는 판이 크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겠다. 


음질적으로 예민한 애호가들에게는 당연히 구할 수 있으면 바이닐을 선택하지, CD는 이러한 원본의 손실이 크기 때문에 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닐의 단점은 처음 판을 올려 놓았을 때 들리는 ‘지지직’하는 잡음일 것이다. 


상태가 안 좋은 바이닐은 그 소리가 음악을 재생하는 내내 들린다. 


턴 테이블의 바늘또한 마모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체해 줘야 하고, 수명 또한 CD보다도 짧다. 


오래 듣다 보면, 음질이 처음같지 않다. 


가격도 비싼데다, 희소가치가 있는 유명 음반은 가격이 월등히 비싸다. 


부피도 커서 수집하다 보면 방 한 구석이 금방 가득차게 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애호가들이 바이닐을 선호한다. 


그들에게는 그러한 단점들은 전부 사소하게 느껴 질 뿐이다. 




릴 테이프로 발매하지도 않을 뿐더러, 재생기 조차 구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릴 테이프는 단점이 많아서 사장된 매체이다. 


하지만, 바이닐은 이러한 단점을 상당수 극복하면서도 대중화된, 유일한 아날로그 매체이다. 


음악의 황금기를 구가했던 많은 앨범들이 바이닐로 발매가 되었다. 


비틀즈의 명반인 ‘Let It Be’는 수백 만 원을 호가한다. 


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대체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바이닐을 선택하는 것이다. 


음악은 인간의 정서적인 부분을 다루는 영역이다. 


그런데, 왜 기계스러운 디지털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단지 수치적으로 음질이 좋고, 천천히 도는 바이닐 판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당시에 느꼈던 음악의 희열, 그리고 그 음악과 함께 했던 젊음이라는 추억을 회상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바이닐은 지금도 꾸준히 명맥을 이어 간다. 


복고 유행이 불 때마다 과거 아티스트의 음반이 다시 바이닐로 재발매되기도 하며, 현대의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은 CD 뿐 아니라 바이닐로도 발매를 하기도 한다. 


첨단의 이미지인 테크노,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이 바이닐에 담겨서 매대에 진열되는 것이 어찌 보면 안 어울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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