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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음원과 저장 매체에 따른 음질 차이 6: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음질적 우위 (2020-12-31 12:10:08)

둘 다 들어본 바로는, 음질적 우위로 따졌을 때 거의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오래 들어서 귀가 트일 때에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이 또한 현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여러 변수가 많아서 이렇게 단적으로 평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아날로그 안에서도 어떤 장비와 환경, 매칭이냐에 따라 다르고, 디지털 또한 장비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명확하게 우위를 따지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다만, 디지털이 역시 딱딱한 느낌이 있고, 아날로그가 확실히 편하고 유한 맛이 있다. 

오랜 청음 경륜으로 이를 확연히 구분하고, 디지털이라면 도저히 정이 뚝 떨어지는 반응을 보이는 애호가도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아날로그가 더 좋기는 하나, 개인적으로 제한된 환경에서 그 차이는 크지 않았고, 아날로그 소리를 만들려면, 피씨 파이를 접고, 소스기를 아날로그인 턴 테이블을 구비해야 한다. 

별도로 수많은 바이닐을 일일히 구해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디지털이 이런 면에서는 참으로 좋다. 


하지만, 디지털이 정확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나 또한 회의적인 것은 사실이다. 

아날로그는 1부터 10까지의 신호를 전부 구현해 낸다. 

1과 2 사이의 1.1, 1.2, 1.3, 전부 구현해 낸다. 

디지털은 어떠한가. 1과 2로 전부 표현해야 한다. 

1.1, 1.2는 1과 가까운 1로, 1.8, 1.9는 2에 가까우므로 2로 표현하는 것이 디지털이다. 

어떻게 이 것을 정확하다고 할 수가 있나. 

명암이 뚜렷해서 정확한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정확한 게 아니다. 

음악으로는 잘 구분하기 어려운데, 디지털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주 화질이 떨어 지는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기서 사진이 어떻게 표현되나. 

일명 깍뚜기 현상이 일어 난다. 

디지털 신호 사이사이의 허술한 곳, 모호한 경계를 표현하지 못 해서 뭉뚱그려 표현하는 것이다. 

이 것이 디지털의 치명적인 맹점이다. 

원본의 신호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신호의 본질적 목적인데, 그렇지 못 하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의 소리적 파형이 마치 물결치는 파도처럼 유하다면, 디지털은 마치, 투박한 계단을 보는 것 같다. 

귀가 밝은 베테랑들은, 이 것을 캐치해 낸다. 

아날로그 감성이란 신조어가 뿌리 없이 생겨난 게 아니다. 


디지털 소리가 딱딱한 것은 엄연히 맞는 말이다. 

다만, 이 것은 디지털 기술이 아직 무르 익지 않은 시기라서 그렇다. 

이유야 어쨌건, 디지털은 아날로그 기술의 반석 위에서 진보한 신호 방식이다. 

아날로그가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면, 디지털을 개발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는 아날로그도, 기록 보존의 한계와 원본의 변형과 왜곡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아까 설명한, 원본을 왜곡없이 표현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라는데, 그 것은 기록이 보존된 테이프의 상태가 좋을 때까지의 이야기이다. 

테이프가 늘어 지거나, 손상됐을 때, 소리가 이상하게 늘어 져서 들리는 경우, 비디오의 화질에 노이즈가 가득한 것을 우리는 종종 경험했을 것이다. 

이 또한 원본을 잘 표현한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디지털이 비록 완벽한 원본을 표현하는 데 미흡할 지는 몰라도, 영구적으로 원본을 표현한다는 데에 대해서는 그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향후의 기술은 이 둘을 보완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아날로그의 인간 정서 친화성과 신호 정확성, 디지털의 영구적 보존성,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로 진보할 것은 틀림 없이 자명하다. 

그러나, 디지털의 기술을 계승, 발전시켜서 아날로그의 장점을 흡수할 것인 지, 아날로그의 보존성이라는 단점을 보완할 것인 지는 모르겠다. 

디지털이라면, 아까 언급한 DSD처럼 신호를 아주 미세하게 나누는 방식으로 아날로그를 따라 잡을 듯 하고, 아날로그라면, 아날로그의 신호를 디지털 매체, 블루-레이, 컴퓨터 파일로 심으려는 시도를 할런 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날로그를 수용할 수 있는, 기존에 없는 새로운 유형 매체를 탄생할 수도 있다.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디지털도 아날로그도 아닌, 전혀 새로운 신호방식이 탄생될 지도 배체할 수는 없다. 

업계에서 얼마나 연구 단계가 진전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디지털 기술이 아날로그를 흉내내는 방식으로 진보한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명한 것은, 이 과도기를 살고 있는 지금, 이제는 신호 기술의 혁명은 초읽기에 이미 들어섰다는 것이다. 

너무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를 따지기 보다는, 기술의 우월을 따지면서 놓치고 있는, '즐거운 음악'을 듣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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