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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메탈리카 팬의 영원한 화두, 메탈리카는 변절자인가 1

2021-01-04 19:33:32

나는 메탈리카의 골수 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록을 즐기는 음악 애호가로서, 메탈리카를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다.

메탈리카는 록과 헤비 메탈의 범주에 견주어야지, 하위 스래쉬 메탈 밴드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크다.

그 건 어디까지나 내 주관이고, 팬과 평론가들은 메탈리카의 4 집까지는 스래쉬로 치부하고, 나머지 앨범부터는 기존 스래쉬에서 많이 벗어 나서, 얼터너티브스러운 스타일에 실망을 많이 했다.

더군더나, 메탈리카를 정통 록의 계보를 잇는 밴드라고 생각을 했고, 얼터너티브는 뭐랄까, 이단 취급으로 보는 반감들이 있었다.

메탈리카가 내 놓은 블랙 앨범, 그 뒤의 로드, 확인 사살하는 리로드까지 엄청 욕먹는 앨범이란다.

그래도 블랙 앨범까지는 그렇게 욕은 안 먹는 것 같은데, 로드와 리로드는 엄청나게 배신자 낙인이 찍힌 모양이다.

이는 마치, 통기타를 매고 있던 밥 딜런이, 일렉트릭 기타를 매고 나올 때와 같은 식이었다.

"순수함을 잃었다."


비난하는 음악 수요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한다.

당연히 그러고 말고.

돼지갈비 간판을 내건 고기집에, 여태까지 돼지갈비 실컷 팔다가, 간판은 그대로 돼지갈비 집인 채, 갑자기 닭고기 내 놓으면, 어느 손님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는가.

보수적인 고정 팬들이 많지만, 그래도 개방적인 팬 층들은 메탈리카를 괜찮다고 포용하기도 했다.

엔터 샌드맨, 디 언포기븐, 새드 벗 트루가 자신들의 하위 장르인 스래쉬를 넘어, 대중적인 히트를 쳤으니까.

사실, 이렇게 스타일이 확 바뀌었을 때, 대중들의 변절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매우 간단하다.


그냥 들어서 듣기 좋으면 새로운 변신이고, 아니면 변절자되는 것이다.

축구만 봐도 이미 우리는 잘 알지 않은가.

월드컵에서 이기면 영웅되는 것이고, 지면 역적자돼서 고개 숙이고 공항에 날계란 맞는 것이다.

제 아무리 심장이 터질 정도로 최선을 다 해 뛰었다고 해도 말이다.


메탈리카가 블랙 앨범부터 논란과 혹평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 원동력으로 로드, 리로드까지 쭉 질렀는데.

그 후의 작품, 세인트 앵거, 데스 마그네틱, 나라고 안 들어 봤겠냐마는.

예전 전성기 스타일 회귀,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는데.

당시 앨범 발매와 함께 헷필드의 인터뷰를 보았는데, 프로듀서가 헷필드보고 옛날 사운드로 자신을 감동시켜 보라고 했단다.

데스 마그네틱이 세인트 앵거 부침 후, 거의 5 년 만인가의 신보였고, 상당히 심기일전한 흔적이 보였다.

옛 전성기 때 사운드가 조금 씩 느껴 지기는 했으나.

참 안타까운 심정 뿐이다.

왜일까.


작곡을 하는 핵심 멤버인 헷필드는 항상 중심을 지키고 있고, 바뀌어 봐야 베이스만 트루히요로 바뀌었다.

록의 전성기를 지나, 지금까지도 장수하면서도 멤버 변동은 지극히 적은 축에 속한다.

핵심 멤버가 교체되면서 두각받지 못 하던 밴드가 확 뜨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맥을 못 추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

메탈리카는 거의 전성기 멤버 그대로이다.

그런데, 왜?

나는 스타일 변화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를 논하는 것보다, 그들은 이미 맛이 간 밴드란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전성기 멤버 그대로, 전성기 스타일로 다시 회귀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나 역시도 메탈리카에 혹평할 수 밖에 없는, 지금 키보드와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상황이, 내가 내 손에 망치를 찍어야 하는 심정이다.

특히, 룰루는 뭐 아예.

이 양반들아, 프로그레시브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이 게 뭐야.

난 메탈리카가 80 년대에 스래쉬 메탈의 지평을 열었고, 지금은 코믹 메탈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한다.

고작 이런 웃음주자고 메탈리카란 거대한 이름을 걸고 앨범을 내진 않았을 텐데.


별 수 없다.

이제 그들은 갔다.

비록, 향후 20 년도 넘게 앨범내고 활동할 수는 있겠지만, 그 세월 동안에 얼마든지 반전시킬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도 않다.

기본기란 게, 그리 쉽사리 흐트러 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로, 막연한 기대를 가져 보기는 하지만, 이런 식이면 영 요원한 감을 누를 수가 없다.

라이브는 건재할 것이다.

워낙 무게감있는 히트곡들이 건재하기 때문에.

이미 과거 앨범을 놓고 스타일의 변화를 놓고 변절자다, 아니다를 논할 게 아니고, 지금의 메탈리카, 그냥 그들은 사라 지고 있다.

맥아더가 말한 그 노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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