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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천동설, 지동설, 그리고 인동설

2021-01-05 22:58:54

뻔한 얘기지만, 중세 유럽에는 땅을 중심으로, 하늘이 움직인다는 것이 깰 수 없는 정설이었다.

뭐, 당시 과학 수준으론 당연하다.

저 하늘을 보라고.

땅은 가만히 있으면서도 구름이 흘러 가고, 해가 지고 뜬다.

땅을 보라, 한 없이 평평하지, 어찌 둥글다고 하느냐.

폴란드의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제기된 지동설, 그리고 우리가 역사 속으로 익히 알고 있는 갈릴레오의 명언, "그래도 지구는 돈다."

우리가 과학으로 지동설이 정설로 인정되기까지, 이처럼 웃지 못 할 시행착오 지식을 상식으로 섬겼었다.

마젤란에 의해 지구는 둥글다는 것이 몸소 입증이 되고, 그 과정에서는 아사 상태까지 가는, 이루 말로 못 할 고생을 했다고 한다.

또한, 재판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갈릴레오, 그의 번복은 비겁한 것일까, 현명한 것일까.


나는 그가 잘 한 선택을 했다고 본다.

지동설을 확인한 것은 본인이 가진 과학적 식견으로만 확인했지, 세인에게 설득하려면, 세인들도 갈릴레오 버금가는 과학 지식을 갖춰야 납득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종교적 고정관념이 가득한 그들에게 제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한들, 재판까지 가기도 전에 돌맞아 죽지 않은 게 다행이라 여겨질 정도이다.

재판장에 설 때라도 번복을 한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구가 안 도는 것도 아니고, 지동설은 스스로에게나 정설일 뿐, 본인 생각대로 세상에 즉각 전파가 될 수가 없는 시대를 파악했어야 했다.

갈릴레오가 확인한 지동설에 대해서는, 이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가까운 주변인들한테까지만 교감하고 뒷일을 남기고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 생각든다.

그랬더라면 역사책 속의 비겁해 보이는 선택을 할 필요 자체가 없었을 테고, 어차피 지동설은 시간이 갈 수록 정설화가 될 테니까 말이다.


오늘 날은 어떠한가.

"엄마, 저 하늘에 달과 해가 지고 떠요, 나는 가만히 있는데도 말이에요."

"지금 저 길을 보세요, 일직선으로 뻗어 있어요, 지구가 마치 계란, 공처럼 둥글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웃으면서 애들한테 잘 다독여서 설명해 주면 이해할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어른이 다 돼서 누군가 대화를 하다가, 천동설을 철썩같이 믿고 주장하는 이를 보면 어떨 것 같은가.

그 자는 필시, 제도권 정규교육을 못 받았거나, 허황된 역사 음모론에 빠진 자이거나, 정말 정신이 나간 자일 것이다.

이제는, 과거의 소수의 이단으로 몰린 지동설이, 지극히도 당연한 과학적 정설로 흔들 수가 없게 되었다.


이제는 인간이 움직인다.

인간의 지식과 영향력은 계속 해서 성장되어 왔다.

그 결과, 북극인 지, 남극인 지, 빙하가 녹고, 히말라야의 만년설도 녹는다고 한다.

엘 니뇨가 어떻고, 해양의 기름 유출과 쓰레기로 인해 녹조라던가, 온갖 기 현상들이 벌어 지고 있는 것에 놀라울 기사거리도 안 된다.

외에도 많겠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 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가시적이면서도 치명적인 것은 무엇인가.

코로나 19로 명명된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역사 속의 바이러스와는 특이한 점이 있다.

전염성은 엄청나면서도, 치사율은 그렇게 치명적이진 않다.

과거에 흑사병으로 유럽을 공포로 몰고 갔다는 역사, 스페인에서 유입된 천연두로 몰살이나 다름없던 아즈텍, 뭐 또 많을 것이다.

코로나 19는 사망자들 대다수가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못 한 이들,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이들로 알고 있다.

만일, 코로나 19가 지금 수준의 전염성을 유지하면서도 치사율이 높았다면.

영화 속에서 봐 왔던 세기말의 아수라장을 살았을 것이다.


내가 다시 묻겠다.

오늘 날 코로나 19가 창궐하게 된 것이, 우리가 가만히 있었는데, 그 병원균이 괜히 우리들한테 덤빈 것인가.

나 역시도 최초의 근원 발생은 알지 못 한다.

중국에서 발발된 것이라고 하지만, 중국인들이 옛날이라고 박쥐나, 천산갑을 안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때는 왜 괜찮고, 지금 널리 창궐한 것일까.

여기에 나는 음모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개인적 궁금증으로 그치는 것이고, 그 이유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선 극복하고 나서 볼 일이다.

내가 반문하고 싶은 건, 천동설, 지동설에 이어, 우리 인간이 이 땅과 우주를 움직인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돌림병 창궐이란 상황도 자업자득으로 돌아온 것 아닌가.


이제는 인동설이 정설로 정립돼야 한다.

인간의 지식과 이 세상을 좌우지할 수 있는 장악력이 커질 수록, 우리는 지식으로 불가능했던 것을 극복하고, 없던 것을 창조해 내고, 변형, 파괴할 수 있다.

글쎄, 수십 년 안에 우리가 구름을 제어하여 운행을 조절하고, 가뭄인 곳에 비를 내리게 하고, 스프레이로 인한 오존 층이 파괴되는 것도 복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미, 우리는 댐으로 강수량을 조절하고,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의 나무를 벌목해서 산소량을 줄이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매우 요원한 미래겠지만, 그로 말미암아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되고, 행성과 별도 제어하게 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다.

그 때도, 과연 지동설을 정설로 유지시킬 수 있을까?


천동설과 지동설 때는 그래도 모든 것이 저절로 잘 운행이 됐다지만, 점점 인동설이 발휘되는 앞으로의 미래에,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 하고 마구 핸들을 돌려 댄다면, 코로나 19는 그저 경고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래도 야마는 돈다!"

뭐, 내가 본이 아니게 불길한 쪽으로 얘기를 한 것 같은데, 나 역시도 잘 살고 싶은 평범한 인간 중에 하나이다.

그러니, 최악의 상황을 겪게끔 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내 말과 행동이 일치가 돼야 하고, 나 역시도 이런 얘기를 하면서도 완벽하게 모든 걸 지킬 수는 없지만, 그래도 노력은 하려고 한다.

모두가 그렇게 조금씩 노력해 나간다면, 우리는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 지를 자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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