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8 09:53:07
스팸은 일정하게 사용되는 번호군이 있다.
그 걸 알면 번호만 보고서도 스팸인 줄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때 내가 기다리던 전화가 있어서 모르는 번호여도 받았는데 웬걸, 스팸이었다.
내용이 무슨 투자해서 수익률, 이런 내용이었는데, 뭐 부동산이겠지.
한 번 뭐라고 하는 지 가만히 들어 보았다.
"안녕하세요 고객 님, 요즘 뜨는 무슨무슨 지역이 있어요. 지금 쌀 때 투자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의외로 설명이 길더라.
그냥 좋게 됐다고 거절을 했는데도, 또 어쩌고 저쩌고 치고 들어 왔다.
더 이상 예의차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질러 버렸다.
"봐요, 이 세상에 투자할 데가 그 거 말고 없고, 호재가 그 거 말고도 없어요? 내가 돈 벌기로 작정하면, 내가 주식을 못 할 것 같아, 급매나온 걸로 투기를 못 할 것 같아. 그리고, 내가 투기를 할 것 같으면, 지금 전화한 당신들 말고도 부동산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지금 누군지도 모르는 당신 얘기를 굳이 들어야 할 이유가 뭐가 있어? 세상을 좀 넓게 보고 일하자고."
이 번에도 치고 들어 오는가 싶어서 가만히 말 안하고 듣고 있었는데, 말문이 막혔는가, 대꾸가 없더라.
딱 끊어 버렸다.
걔들 특징이 그렇다.
정해진 대사와 폰트가 있어서 그 A4지 안에서만 놀아날 줄 알았지, 그 대사 외의 다른 걸로 치고 들어 왔을 적에, 탁탁 대응하진 못 한다.
그냥 고용돼서 멘트 몇 구절 암기된 채로 웅얼거리는 전화 팔이니까.
그래도 손해볼 건 없다.
말문 막히거나 불리하면, 그냥 끊고 다른 전화 돌리면 된다.
예전보다 스팸이 덜 한 건 지, 어쨌거나 아직도 스팸 전화가 찍히는 걸 보면, 그래도 확률적으로 걸려들긴 걸려드나 보다.
일정 마진이 되니까 사무실 임대료 주고, 사람 써가며 유지하고 있겠지.
뭐, 꼭 나쁘게 봐서도 안 되지만, 참 치열한 세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