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속선의 삶

볶음밥 괴담

2021-01-14 23:03:31

by 속선

새파랄 때 한창 일터에 있으면서 들었던 얘기다.

야외라 점심을 중국음식 배달을 시켜 주더라.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담당자한테 말하면, 전화로 주문해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볶음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 때 우연찮게 옆에서 하는 얘기를 듣게 됐다.


"이 거, 볶음밥, 병원에서 남긴 밥을 볶아서 준다던데..."

그 옆에 사람이 듣더니, "에이 무슨, 옛날 얘기야."

그 얘기만 아니었으면, 일해서 입맛돌던 차에 맛있게 잘 먹었을 텐데, 그런 얘기를 하려면 먹고 나서 하지, 그런 생각이 들더라.

중국집 볶음밥은 남긴 밥을 볶아서 준다는 얘기, 그 당시 처음 들었던 얘기인 것 같지는 않고, 전에도 어렴풋이 들었던 같은데, 모르겠다.

기억이 나고 안 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때 당시에는 정말 내가 그 동안에 먹은 볶음밥이 그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먹은 것에 대해 달라질 건 없겠다만, 중국집이라면 충분히 그런 장난을 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호텔이라면 모를까, 주방에서 무슨 짓을 해도 모를 판에, 비 위생적으로 알려진 중국집이라면 가능할 법도 했다.

물론, 그 얘기를 들었던 시점이 제법 옛날이긴 한데.


볶아 버리면 그 게 새 밥인 지, 정말 누군가 먹다 남긴, 김치국물 묻은 밥인 지를 알 수가 없으니, 증거인멸이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병원은 환자가 있는 곳인데, 행여나 전염병 환자 입에 닿은 숟가락을 통해 밥을 떴으니, 의외로 괴담인 셈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물론이거니와, 여태까지 중국 음식을 즐겨 먹는 나로썬, 그런 낌새를 찾진 못 했다.

얼핏 내가 본 바로는, 주방에서 밥 종류 주문이 들어 가면, 밥통에서 새 공기밥을 꺼내는 걸 봤으니까.


그리고, 밥 한 공기 원가가 얼마나 한다고 병원에서 남긴 밥을 추접스럽게 공급받겠나.

행여나, 그 게 소문이 나고, 발각이라도 되는 날에는 그 중국집은 그냥 문닫아야 하는데.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각나서 적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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