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6 20:19:50
"에... 여러분 혹시 마약해 본 적 있어요?"
"......"
"난 해 봤어요!"
허약체질인데다가, 평상 시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체형이 몹시 좋지 못 했다.
도를 닦겠다는 환상이 아닌, 이 꽃다운 젊은 나이에, 이 모양 이 꼴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나도 건강하고 활력있게 살고 싶어서 수련 단체에 들어 가게 된 것이다.
나는 거기서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그 중의 한 일화를 풀어 본다.
내가 수련하던 곳은, 산 속에 도를 닦는다는 신비스런 은자를 직접 찾아가, 전수를 받은 분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나 역시도 학창시절 무렵부터 道라던가, 신비스런 오컬트 문화, 정신문화 계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그 수련단체에 들어 가게 된 계기는, 그런 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바뀐 후였고, 철저히 내 건강 회복을 위해서였다.
내가 수련에 매진한 지 한 1 년 무렵 즈음에 그 원장께서 느닷없이 수련생이 모인 자리에서 툭 던진 질문이었다.
마약을 해 봤냐는 물음, 당연히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렇게 원장 님이 과거 산에 있을 때의 얘기를 풀어 나가는데, 이와 같다.
산에서 수련하던 중, 스승께서 이름모를 풀을 건네 주었고, 그 걸 덜컥 복용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것은 마약이었다는 것이다.
"마약 그 것, 해 보니깐 별 것 아니던데 뭘!"
순간 나는 알았다.
마약이라고 해서 반드시 쾌락을 주고,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마약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그가 마약보다 더 즐거운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삶이 충만하고, 마약을 하지 않아도 마약보다 더 즐거운 인생을 산다면, 누군가 무심코 건넨 마약이 도리어 시시할 뿐이다.
우리가 중독이라고 하는 모든 것들이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담배, 술, 마약, 도박 등이 중독 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이 시대를 살아 가는 우리들의 빈 곳을 쉽게 비집게 들어 가는 매개체들이어서이지, 애초부터 중독되는 매개체가 정해 진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같은 매개체를 주고서 누구는 중독이 되고, 누구는 시시해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중독되는 매개체가 정해진 것인가?
내 삶의 수준이 그 중독되는 매개체보다 떨어지면, 그 것이 내 빈 곳을 채워서 중독되기 십상이고, 그보다 높으면, 별 감흥 없이 지나가는 것이다.
그 분께서는 분명히 혹독하고 깊은 수련을 통해 정신력이 고양되었기 때문에, 마약에 중독되지 않았던 것이고, 그 원장 님의 스승께서도 그러한 경지를 넘었다는 걸 아셨기에, 선뜻 마약을 건네신 것이다.
이를 통해 내 자신을 점검해 볼 수 있다.
내가 무언가에 자꾸 이끌려서 평정심을 잃었다면, 내가 무언가에 매진하지 못 하고 자꾸 무언가가 눈에 아른거린다면, 그 것은 내가 그보다 약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물론, 내가 일시적으로 그 요소가 결핍되어 나타날 수도 있는 현상일 수도 있으니,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점검해 보면 내 삶의 방향을 바르게 틀 수 있고, 좋다.
내가 즐기면서 내 갈 길, 내 인생을 그대로 걸어 간다면, 그 것은 향유하는 것이고, 내 갈 길을 가야 하는데, 그 것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것은, 중독이다.
여러분, 마약해 본 적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