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속선의 삶

초등학교 선생님의 성수대교 사고 원인

2021-01-16 20:51:11

by 속선

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 선생님한테 들은 얘기가 문득 생각나서 적어 본다.

당시 우리 담임 선생님은, 시를 좋아 하는 나이 많은 여 선생님이었다.

담당 과목은 기억 안 나는데, 시를 좋아 한다고 하시니, 국어겠지.

그 때 아마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난 직후였는 지, 시간이 지난 시점인 지, 아니면 성수대교와는 무관한 지도 기억 안 난다.

다만, 그 때 들었던 얘기가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그 사건을 계기로 나온 얘기라 짐작하고 풀어 본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나사를 다 조이지도 않았는데, 다 돌렸다고 하고, 일본 사람들은 다 돌렸는데도 아직도 모자라다면서 더 꽉 조인다."

그 때 그 얘기를 듣고, 우리 나라 사람들은 대충대충 주의가 있고, 일본인들은 꼼꼼하고, 나사 하나까지 끝까지 돌리는 성실함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어른이 된 지금, 일본인들에 대한 시각은 여전한데 반해,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아직까지 그런 주의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당시 성수대교 사건이 부실공사로 인한 인재라고 하던데, 우리 나라가 워낙 외형적 급성장을 추구해서였을까.

정말 우리 나라가 새마을 운동 이후로 급성장했을 때 이면에는 빨리빨리, 대충대충 주의가 팽배해 있었을까.

기술력의 부재라기 보다는, 잘 지을 수 있음에도 발생한 사고라고 한다.

글쎄, 시공사 스스로가 그 정도 공사 수준으로 나중에 큰 재해가 일어 날 것이란 것을 알면, 그 당시에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뭔가 내구성 상의 예측이 빗나가는 식의 감리, 감독 상의 문제인 것은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내가 바라 본 작은 시각으론, 우리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일을 대충하거나, 허술하게 하는 이들을 거의 만나 보질 못 했다.

단지, 노동의 질과 생산품의 품질만 따져 봤을 적에 그렇지만, 그 것은 이제 옛날 얘기에 지나지 않는가 싶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가 이만큼의 기술력과 국제 사회에서 선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삼성 SSD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근래에 출시된 980 PRO가 엄청난 속도를 낸다는 것에 놀랐다.

TLC 수명이라는 점에서 욕을 먹기는 하지만.

SSD는 첨단의 기술력을 요하는 반도체 업종인데, 우리 삼성이 시장에서 품질이 좋다고 인정을 받는 것은 참 고무스러운 일이다.

이 걸 보고, 어떻게 그 학교 선생님이 말한 얘기가 지금까지 통용된다고 생각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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