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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사과

2021-01-24 11:32:02

by 속선

검찰에서 자신과 재단의 계좌를 들여다 봤다고 주장을 했던 유시민이, 결국 사실이 아님을 표명하고 사과했다.

그 주장이 아마, 당시 자신이 방송하던 유튜브 채널에서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반신반의했으면서도 신뢰가 가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사건의 내막은 잘 모르지만, 정식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도 아닐 뿐더러, 계좌를 담당하고 있는 은행 측에서도 수사기관의 정식 협조 공문도 없이 계좌를 열람하게 해 줄 순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독단적으로 뚜렷한 이유도 없이 특정 단체를 지목해서 계좌를 들여다 본다?

그렇게 마음 먹고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검찰은 "유시민이 계좌나 들여다 볼까?", 하는 식으로 한가치도 않다.

과거 유신시절,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벌일 법 한, 지금의 중국 공산당이나, 반 체제 인사를 암살하는 러시아에서나 가능할 법 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당시 알릴레오 유시민의 주장을 믿지 않았다.

또 그저 많고 많은 정치적 음해, 중상모략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만 여겼다.

나는 그렇게 그냥 묻고 갔는데, 이 건 그래도 맞췄네.


유시민이 그런 생각을 한 데 대해, 나는 그가 막연한 검찰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지어 낸, 소설작품이라고 본다.

그 당시도 그런 주장을 하면서, 주장만 있을 뿐, 그 것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근거를 내 놓질 못 했다.

지금도 사과를 했지만, 그냥 잘못 짚었다는 식으로 그칠 뿐, 아무런 정황을 내 놓질 못 한다.


그래도 사과를 한 게 참 용하기도 하다.

보통, 기성 정치인들은 비리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절대 아니라고 끝까지 묻고 가는 데 반해, 그의 이 번 사과는 전혀 뜻 밖이었다.

그런데 그냥 사과만 덜렁 해 놓고 이대로 끝낼 것인가?

물론, 검찰에서는 노발대발해서 반격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냥 별다른 이유없이 단순 추측만으로 그런 주장을 한 게 맞다면, 그냥 당시 제 정신이 아니었노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라.

검찰은 그 주장의 근거를 원하고 있고, 본인이 정녕 제대로 된 사과를 한다면, 그 실수의 원인을 찾아서 밝히는 것까지 포함돼야 진정성있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담당자가 한동훈 검사인 것 같은데, 가능하다면 직접 찾아 가서 진정성있게 사과하고, 손수 나서서 매듭짓는 모습을 보여라.

그 게 자업자득의 책임있는 행동이랄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의 그런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인해, 검찰을 억울하게 만들고, 사회 물을 흐린 것도 사실 아닌가.

그러니, 그 것이 법적으로 처벌해야 할 정도의 수위를 넘었다면, 겸허하게 그 처벌을 받으시라.

그리고 다시 시작하면 될 것 아닌가.


요즘 세상이 아무리 좌, 우파 대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음해를 던져 놓는다지만, 그래도 유시민이 당신은 나름 합리적이고, 우파에 대해 포용하려는 모습을 보인 자가 아닌가.

그 것이 나는 그의 인기 비결이라고 보는데.

앞으로 정치 비평 활동은 일체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글쎄올시다.

본인이 그 것 말고 할 게 뭐가 있을까 싶다.


유시민은 좌파에 의해 정계 입문을 해서 출세하고, 현 직책도 좌파 재단 이사장이다.

그런 골수 좌파가 앞으로 정치 비평을 그만 둘 것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당분간의 쉼일 뿐이다.

아직 유시민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많고, 그 역시도 아직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는 나이이다.

본인이 치우친 생각을 갖고, 치우친 시각으로 세상을 갸우뚱하게 보는데, 앞으로 지금의 사과 사태같은 일이 안 벌어 지리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정도의 차이, 유형의 차이에 따를 뿐, 다른 식의 비뚤어진 주장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상을 깨끗하게 중립적으로 보려면, 자신의 뼈에 박한 좌파 사상을 빼내야 하는 것은, 사상적 부활을 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지 않으면 안 된다.

게다가, 여태까지 자신을 밀어 준 지지자와 재단이 배신자로 몰아 갈 텐데,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까?

지금 그냥 좌파로 살아도 그들의 도움을 받아 잘 살고 있는데, 그냥 살고 말지, 좌파를 그만둔다, 그럴 수는 없다.

그러므로, 유시민의 지금같은 일은 앞으로도, 다른 유형으로 또 벌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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