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7 20:36:19
아이언이란 가수가 있는 줄도 몰랐다가, 얼마 전의 폭행 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
힙 합 가수가 으레히 그렇지, 했지만, 그래도 내용 자체는 약간 충격적이면서 조금 심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렇게 그냥 많고 많은 철부지 연예인 중 하나로 치부하고 지나 갔는데.
아파트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사람이 죽기 전에 뭔가 징조란 게 있는데, 참 급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를 쳤다고 해도 그렇게 큰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힙 합이나 대중 음악 판에서 저런 일은 흔하다고 본다.
소위, 클럽, 유흥 계에 가까운 음악이라고 한다면, 저런 사건은 우리가 일일히 기사로 이루 다 접하질 못 해서 그렇지, 매일 다반사가 아닐까?
전부 음지에서 벌어 지는 일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 폭행 기사 후에도 아이언은 언젠가 다른 사고를 반복할 지언정, 이렇게 세상을 떠나리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내가 살펴본 아이언의 사인은 이렇다.
아이언이 가진 에너지 자체는 강한 기운을 갖고 있다.
소위 말해, 세다고 하는 사람이 아이언이다.
이런 자들은, 내재된 큰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 하면 무척 답답함을 느낀다.
그 기운을 자기 뜻대로 발산하지 못 하고 막히면, 그 것이 다른 데로 튀는 것이 싸움, 불화, 범죄, 사건으로 이어 진다.
내가 내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 하고, 평정심을 잃는다는 것이다.
아이언이란 가명은 스스로 지은 듯 한데, 오죽 강하면 '쇠'라고 자칭했을까.
그 힘을 자유롭고, 질서있게 발산하는 법을 알았다면, 그를 그렇게 어드바이스해 줄 수 있는 주변 지인이 있었더라면,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지경, 더 나아가 사고를 치는 문제아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 장담한다.
물론, 마약 관련해서 연관지을 수도 있겠다.
당시에 워낙 약물에 심취해서, 감정적으로 뭔가 격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리 약물에 취해 있어도 내가 죽어야 겠다는 결심까지 이를 수 있다고 보기도 난감하다.
아이언 스스로가 전혀 죽을 생각은 없었는데, 약물로 우발적인 사건이 되었다고 보기는 부자연스럽고, 그 저변 깊숙한 아래에 전부터 삶에 대한 회의와 죽고 싶다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런 상태에서 약물을 하다가 감정적으로 고조가 되어, 그 바람에 생을 마감한 것이 아닐까, 나는 추측해 본다.
즉, 약물은 일종의 도화선일 뿐, 근본적 원인은 아니란 것이다.
약물을 아이언이 정신적으로 허함을 느끼기 때문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고, 이 역시 약물이 직접적 사인이라기 보단, 정신적 방황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나는 정리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 견해일 뿐이니, 과신할 필요는 없겠다.
뭔가 많이 답답함과 벽을 느낀 것 같다.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아직 한창 살아야 할 나이인데, 내가 벌이는 일마다 전부 사고가 되고, 타인에게 폐가 되고, 경찰서나 들락날락 거리고.
누구 하나 그에게 그의 에너지를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는, 바른 길을 제시해 줄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결론이 된다.
인간은, 바늘 구멍만 한 희망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사는 것이 인간이다.
아이언 주변에 지인과 친구들은 있겠지만, 외로웠을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답답함을 풀어 주질 못 하기 때문에.
그러면서 자신을 문제아로 매도하는 사회 속에서, 그 걸 다 견뎌가며 살아갈 자신이 없다고 여겼던 게 아닐까.
그의 죽음을 둘러싼 대중들의 반응이 어떤 지를 살펴 보았다.
애도하는 분위기보단, 저런 사고뭉치는 죽는 게 낫다는 식이었다.
자업자득 아니냐, 힘없는 미성년자나 때리는 놈, 마약 쟁이.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으면 죽는 결심까지 했을까라는 고민을 누가 하고 있을런 지.
그의 여태까지 사고는, 그래도 살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보여 진다.
아이언에게 피해를 본 이들이 있다면, 그의 죽음으로 면죄부를 주자는 것도 아니다.
사회에 물의가 되는 행동이라면, 본인이 그 것은 감수해야 마땅하다.
그의 죽음으로 그의 과거 사고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의 죽음을 사고에 대한 응당한 벌로 결부시켜서도 안 된다.
물론,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의 죽음을 선뜻 슬퍼하지는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삶의 방향을 찾지 못 해 힘겨운 혼자만의 방황을 하다가 약관도 못 된 나이에 생을 끊을 수 밖에 없는, 거기에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최소한 침을 뱉는 것은 자중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삶의 고비가 있지만, 그래도 남은 여생에 잘 살 수 있는 재목인데, 참으로 안타깝다.
힘겨운 방황 대신, 이제라도 편히 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