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6 16:41:48
태백에는 태백산에 오른다고 기차로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 때 여러 음식점을 두루 먹으러 다녔는데, 그 중에서 화일원이 중식 중에서는 제일 낫다고 본다.
태백 시내에 다른 중식당들도 제법 있고, 전부 한 번 씩은 맛을 봤다.
그러고 나서 내린 결론은, 화일원이 가장 잘 하는 식당이라는 것이다.
화일원은 그 오랜 역사부터 잘 알려져 있다.
생각은 안 나는데, 검색해 보면 워낙 유명한 식당이니까 얼마나 오랜 식당인 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가장 익숙한 짜장면, 간짜장, 짬뽕, 매운 짜장, 탕수육을 먹어 봤는데, 사실 짜장면만 봐서는 이 집이 뭐 그리 잘 하는 집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내가 위에 서술한 것처럼, 태백 시내에 다른 중식당과 비교하면, 그래도 제일 나은 수준이다.
다른 메뉴들도 마찬가지로 태백에서는 제일 잘 한다고 자부해도 될 것 같다.
가장 추천하고픈 메뉴는 화일원만의 유니크한 메뉴인, 매운 짜장이다.
양념부터가 매콤하게 나오고, 거기에 살짝 덜 익힌 양파와 청양 고추가 들어간 짜장면이다.
매운 걸 즐기는 분들에게는 적당한 정도의 매콤함이다.
양도 보통 짜장면보다 조금 더 많다.
매운 짜장 정도는 먹어 봐야 태백에 왔다고 할 수 있을 지도.
정직하게 평하자면, 요즘엔 워낙 실력있고 개성있는 중식당들이 많아서, 그에 비하면 화일원이 아주 두각을 나타낼 정도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태백 시내 식당 수준을 감안하면, 화일원은 정말 으뜸이다.
음식에 대해 가리거나 하지는 않고 뭐든 잘 먹는 편이지만, 나 역시도 돈을 내고 외식을 할 때는 가격과 명성만 한 값어치를 하는 지를 가늠하게 마련이다.
강원도 사람들의 정서와 풍토인 지는 몰라도, 강원도 음식이 다소 심심한 것은 사실이다.
간을 밋밋하게 하는 편이고,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적에, 현지 주민들도 화일원을 많이 찾는다고 볼 수 있다.
홀에는 항상 두 자매 분이 지키고 있고, 이 식당 특징이 뭐냐면, 첫 째로 메뉴판이 아예 없고, 둘 째는 밥이 없다는 것이다.
글쎄, 공기밥은 따로 주문하면 주는 지 모르겠지만, 밥 메뉴가 없다는 것이다.
볶음밥, 짬뽕밥, 잡채밥, 이런 메뉴를 아예 팔지를 않는다.
나처럼 뭣모르게 밥을 주문했다가, 밥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때는 조금 당황하고 간짜장을 주문한 적이 있다.
아마, 잘 하는 메뉴에만 집중하자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식당 자체가 테이블이 몇 개 없고, 아주 작다.
한창 피크일 12 시에서 1 시까지는 합석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손님이 많다.
유명 식당인 만큼, 전화 예약과 단체 손님도 많고.
참 재미있는 것은, 주인장께서 돈 욕심이 없으신가, 이렇게 손님이 많고 유명해 졌는데도 가격을 상당히 저렴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제일 비싸게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식당인데도, 인근 다른 중식당보다 오히려 저렴하다.
게다가, 배달도 하지 않고, 점심 장사만 하고 초저녁이 되기도 전에 일찍 문을 닫는다.
매상이 아닌, 작지만 오랜 전통의 자부심과 단골과의 유대감, 뭐 그런 것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상업성을 추구하는 추세와는 전혀 거리가 먼, 특이하면서도 굉장히 추천하고 싶은 식당.
나는 화일원이 오래 되면서도 소문난 식당이라는 게, 허명이 아니란 걸 체험한 장본인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