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논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속선 Jul 12. 2023

SSD의 보급화, HDD는 언제 사라 지나

2021-03-20 12:38:10

이런저런 음악과 자료들을 모으다 보니, 디스크가 꽉 차 버렸다.

용량이 4 테라나 됨에도, 요새 여러 음악들을 듣다 보면, 소장하고 싶어 진다.

음악성과 별개로, 희귀 릴 테이프나 고음질 음원들 역시 소장 가치가 있다고 여겨서 마구 저장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짓을 시작할 당시에는 1 테라가 약간 넘은 정도였는데, 지금은 남은 용량이 이미 빨간 색이 떴다.

7200 회전수에 버퍼 메모리가 128 메가라서 나쁜 속도가 아님에도, 현저하게 액세스가 느려 졌다.

불 필요한 뻥튀기 음원들 지우고, 의미 없는 자료들 지우고, 그렇게 많이 지워서 용량 확보해 놨는데도, 얼마나 마구 받아 댔던 지.


자료 용량이 1 테라 약간 넘을 적에는, 다음에 돈 생기면 더 빠른 SSD에다 넣으리라고 다짐했는데, 이제는 어림도 없는 소리가 되고 말았다.

SSD가 상용 중에 용량이 많아 봤자 2 테라 선이고, 중고라도 가격이 싸지 않다.

더군다나, 윈도우를 설치할 것도 아니고, 쓰고 지울 일이 많지도 않다.

앞으로 이 많은 자료를 무조건 하드 디스크에 저장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나도 SSD로 전부 갈아 타는가 싶었는데, 아직도 하드 디스크를 버릴 수가 없다.

사실, 소음, 발열, 크기, 무게, 속도, 모든 면에서 하드 디스크는 SSD를 따라 올 수가 없다.

유일한 단점은 용량과 가격이지.


더 용량이 큰 걸 물색해 봤는데, 확실히 용량과 가격 하나만큼은 아직도 HDD가 꽉 쥐고 있다.

현재 상용된 것 중에 가장 용량이 큰 것이 18 테라까지 나왔다.

3.5 인치에다 얼마나 디스크를 구겨 넣었으면, 저런 용량이 나오나.

벌써 10 년도 넘은 얘기지만, 3.5 인치 하드에 최대 용량이 2 테라가 고작이었고, 가격도 비쌌다.

그래서 그 때는, 3.5 인치 하드에 최대 용량이 이 게 한계이고, 용량을 늘리려면 하드 디스크를 추가해야지, 한 하드 디스크 안에 더 이상 용량을 늘리진 못 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기술이 워낙 좋아 져서, 아직 상용화만 안 되었다 뿐이지, 20 테라 짜리 하드 디스크도 있다.


어쨌든, 적당히 가격 괜찮은 걸로 물건이 나오면 나스 용으로 하나 장만할 생각이다.

마음같아선 버퍼가 512 메가 짜리로 사고 싶은데, 현재 내 사정으론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렇게까지 고 용량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용량 8 테라에서 12 테라 중에서 싸게 물건이 올라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사양 하드 디스크를 알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제 머지 않아 하드 디스크는 사라 지고, 모든 저장 매체가 SSD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견이 지배적이었다.

SSD가 이제는 성능 뿐 아니라, 가격과 용량까지 따라 잡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것은 고용량이 필요치 않은 개인 이용자의 수요에 국한한 논리일 뿐이다.


아직도 서버를 구축한 기업과 개인 나스를 구축하거나, CCTV가 보급화 된 개인 이용자에게도 고용량 하드 디스크는 절대적인 수요이다.

음원은 제 아무리 고음질이어 봐야 용량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상은 점점 기술이 좋아 질 수록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감당이 되지 않는다.

텍스트나 음원의 기술이 정체 일로에 있지만, 사진과 영상 기술의 발전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고, 부지런하게 지금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4K는 이제 많이 보급화되었고, 이제 8K도 서서히 보급화가 될 것이다.  

내가 장사할 적에 1080P 짜리 블루레이도 고화질 영상의 선망 대상이었다.

4K 그만치 보급이 잘 돼 있어, 기존 방송 컨텐츠는 물론, 이제는 개인 스마트폰에서도 4K 영상 촬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4K로 동영상을 촬영해 보면 누구나 알겠지만, 엄청난 용량을 차지한다.


개인이 그런 고용량을 감상용으로 몇 개 소장하는 데에 기존 SSD로도 충분하겠지만, 고용량 영상을 소장해서 개인 나스를 구축하는 이용자, 고화질 CCTV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나 기업에게는 SSD로는 전혀 어림도 없다.

나는 그래도 영상이 아닌, 음원 중심이라 영상보다 현저히 용량을 덜 차지해서 다행이다.

개인 나스나 CCTV 관리자는 수십 테라가 기본이다.

개인만 따져 봐도 이럴 진데, 서버를 운영하는 기업은 오죽하겠는가.


아마,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서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포털 서버일 것이다.

데이터 중에 가장 용량을 차지하는 것이 영상이므로.

구글에서도 이 전 세계 수십 억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업로드하는 유튜브 영상의 용량이 감당이 안 돼서, 화질을 줄여 놔 버렸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고화질 카메라로 찍은 4K 영상을 올리기는 하지만, 유튜브에서 업로드된 영상의 화질을 임의로 줄인다.

서버 용량이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다.

기업용 SSD가 없진 않지만, 가격이나 용량 면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글쎄, 기업용 SSD는 단순 자료 보관용 서버로 쓰는 것이 아니라, 서버를 관리하는 운영 체제나 프로그램을 쓰기 위한 용도일 것이다.


SSD가 하드 디스크를 대체한다는 얘기가 서버를 운영하는 기업에도 적용되려면, SSD가 HDD에 버금가는 용량과 가격을 따라 잡았을 때의 얘기이다.

하지만, SSD가 NVMe, 얼마 전에 출시한 삼성 980 프로는 엄청난 속도를 보여 주는 기술력으로 치고 나간다 치더라도, HDD 또한 SSD가 도저히 따라 잡을 수 없는 용량과 가격, 안정성의 방향으로 기술력이 발전되고 있다.

만일, 정말 SSD가 퇴물 HDD를 대체하는 형국이라면, 기존 HDD 제작 기업들이 HDD 기술 연구에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자기들도 차기 대체 매체인 SSD에 투자해서 시장 경쟁을 해야지, 이제 사장되어 가는 하드 디스크에 투자할 바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드 디스크는 계속 용량과 안정성, 수명을 늘려 가고 있다.

주 수요자 층인 기업의 요구를 계속 피드백 받아서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SSD 장점과 기술력이 HDD보다 좋은 것은 사실이나, 기술이 좋아 짐으로써 필요한 데이터 용량 또한 늘어 나게 되고, 거기에 비례하게 HDD 또한 가격과 안정성에 따른 수요 또한 여전할 것으로 보이므로, SSD가 HDD를 완전히 따라 잡는 것은 아주 먼 미래로 관측된다.

아주 혁신적인 기술로 SSD가 하드 디스크의 용량과 가격을 따라 잡지 않는 한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치인들에게 빼앗긴 국민 주권을 회복하는 길을 제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