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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ul 12. 2023

Kenny G - Going Home

2021-03-20 20:40:20

레스토랑이나 고급 카페, 찻집에서 심심찮게 흘러 나오는 곡, 이 게 제목이 뭘까?

색소폰하면 케니 지니까, 케니 지란 걸 짐작은 했었지만, 정확하게 어떤 곡인 지는 몰랐다.

케니 지의 대표곡은 송버드라길래, 난 오랫 동안 이 곡을 송버드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송버드를 듣고 보니, 내가 알던 곡이 전혀 아니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그 곡이 도대체 뭘까, 계속 검색해 보니, 결국 고잉 홈이란 곡이었다.


"그래, 맞아, 이 곡."


케니 지는 워낙 유명한 색소포니스트지만, 록과 팝을 즐겨 듣던 나에게 거리가 먼 뮤지션이었다.

지금도 케니 지의 고잉 홈 말고는 듣지 않지만, 그래도 이 곡 하나만큼은 아낀다.

여유 있으면서도 기품있는 톤과 연주.

낭만을 즐기는 밤에 참 잘 어울린다.

이런 고급스러움 때문에 레스토랑이나 고급 찻집에서 널리 쓰이는 것 아닐까.


케니 지의 라이브를 들어 봤는데, 난 첫 트랙을 들었을 때 내가 잘못 선택을 한 것인 지, 아니면 음원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분명히 나는 라이브를 틀었는데, 함성 소리라던가, 공연장 특유의 울림이 느껴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저, 라이브라고 하면 스튜디오와는 살짝 다르게 연주하게 마련인데, 스튜디오하고 완전히 똑같이 연주된다.

내가 잘못 골랐을 거란 의구심을 담아 둔 채, 계속 들어 봤다.

첫 트랙 후반에 가서야 케니 지가 원곡보다 살짝 틀어서 연주를 하고, 공연장 특유의 울림도 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트랙에서야 비로소 관객들의 함성 소리가 들려 온다.


라이브를 듣다 보면 뮤지션의 성향도 대체적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원곡을 모티브로 즉흥적으로 마구 틀어서 연주하는 뮤지션이 있는가 하면, 오리지널리티를 보존해서 원곡 그대로 연주하는 뮤지션이 있다.

사실, 전자 쪽이 실력 면에서 고수라고 볼 수는 있는데,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틀어서 연주하는 라이브가 원곡보다 못 할 경우에는.

내가 들었던 케니 지의 라이브는 스튜디오 앨범과 혼동이 될 정도로 아주 단정하고 차분한 연주였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후릴 때는 겉잡을 수 없이 후린다.

이 양반 스타일이 딱딱 정돈되고, 알맹이만 추구하는, 오소독스한 것이다.


어쨌든, 케니 지의 고잉 홈은 이따금 씩 편안하게 즐기는 블루지한 색소폰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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