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3 19:01:33
기사를 접했을 때 꽤 놀랐다.
중고나라가 기업 매물로 시장에 나온 지를 몰랐고, 더군다나 그 인수 기업이 롯데가 된 것에 의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중고나라가 매물로 내 놓기 이전에 롯데가 먼저 인수 의사를 개별적으로 표했을 수도 있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고나라가 몇몇 기업에 매각 의사를 비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 인수 절차는 매각 주관사의 중개를 통해 이뤄 진다.
대체적으로 사모 펀드가 그 역할을 하는 듯 하다.
그 분야는 잘 모르지만, 일종의 큰 부동산 중개로 봐도 될 듯.
중고나라는 이미 수년 전에 기업화가 된 바가 있다.
중고나라 메인 화면 하단에 보면 알 수 있 듯이, 사업자 정보에 대표자 명과 기업에 대한 정보가 공표돼 있다.
예전 이름이 기억이 안 나서 검색해 봤는데, '큐딜리온'이란 회사서 운영하게 된 것이다.
글쎄, 중소 벤처 기업인 듯.
그 전에는 '족장'이란 분이 운영하는, 그냥 자체적인 네이버 이용자의 중고 거래 장터였다.
당시 큐딜리온에 중고나라가 팔리기 된 걸 알았을 때, 달갑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용자가 많다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네이버 장터인 것을, 기업에 매각한다는 것에 얄미운 감을 느꼈었다.
더군다나, 이제부터 중고나라는 기업이 이끄는 방향 대로 좌우지될 지도 모를 일이었고.
중고나라 이용에 있어 일부 서비스가 유료화가 될 지 모른다는 우려, 기업은 이윤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카페가 상업적인 방향으로 많이 흐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겪어 보니, 그저 기우였다.
그 동안의 기업화된 중고나라를 이용해 봤을 적에, 아무런 문제는 느끼지 못 했다.
프로모션 배너나 광고가 많아 진 듯 한데, 굳이 기업화되지 않은 어느 카페를 가더라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유튜브 영상을 볼 적에 광고를 접하는 것처럼, 무료인 대신에 이런 불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기사에 따르면, 인수가 유력한 것도 아니고, 이미 롯데와 계약을 체결해 버렸으니, 아예 인수 확정인 모양이다.
참 소리소문도 없이 잘도 비밀리에 진행시켰군.
앞으로 롯데가 운영하게 될 중고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일단, 메인 화면부터 롯데 자사 제품이나 홍보 배너를 잔뜩 보게 될 듯 한데.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것보다 광고비를 더 세게 받아서 수익이 난다면, 타사 배너도 넣을 수 있겠지.
그 외에는 현재 플랫폼만으로도 충분하므로, 더 변화시킬 이유는 없을 듯.
당사자들끼리 자발적으로 거래는 벌어 지겠고, 중고나라는 거기에 발생하는 사기에 개입할 여지도 없으니.
그냥 롯데 광고만 더 늘어날 듯.
아니면, 정말 롯데가 롯데닷컴에 의무적으로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중고나라를 이용 못 하게 하는 '매드니스'를 벌이려나.
"안녕하세요, 중고나라 회원님. 먼저, 롯데닷컴에 로그인해 주십시오."
설마, 이런 팝업이 뜨지는 않을 것이다.
롯데는 내가 개인적인 논문에도 써 놨지만,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는 점점 축소가 될 것이고, 온라인으로 흐름을 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동빈 회장은 그 방향 대로 가고 있기는 하다.
중고나라가 직접적인 수익원이 될 것이라기 보다는, 자사에 대한 홍보와 여러 막강한 유통 채널들을 융합하는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중고나라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누구나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롯데가 얼마나 중고나라라는 인프라를 잘 활용하는 지는 지켜 봐야겠다.
일단, 롯데가 유통의 미래는 이제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이기 때문에, 흐름을 잘 탄 것은 맞다.
롯데 정도의 기업이라면, 단순 홍보 창구로 쓰지는 않을 것이고, 그 이상의 뭔가 전략이 있을 것이다.
이 인수로 인해 온라인 유통 업계의 틀을 흔들 수 있는 변혁을 일으킬 것인 지, 그냥 중고나라라는 플랫폼 몸집만 옮겨 간 것에 그치는 것일 지를 말이다.
이제 인수가 결정되었다고 하니까, 여러 절차와 개편이 가시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서서히 관망해 보면 좋을 것이다.